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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회의원들, 코로나 무증상에 즉각 입원…긴자 클럽 방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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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호 기자

승인 : 2021. 01. 28. 16:10

일본의 한 여당 의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뒤 무증상에도 바로 입원한 걸 두고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에서는 병상이 부족해 증상이 심각해도 자택 대기 중인 이들이 많다.

28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이시하라 노부테루(63) 전 자민당 간사장은 21일 코로나19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은 뒤 양성 판정을 받고 22일부터 입원했다.

이시하라 의원은 이시하라파 수장으로 간사장을 비롯해 국토교통상, 환경상 등을 역임한 자민당의 주요 간부급 인사다. 도쿄도지사를 지낸 이시하라 신타로가 아버지인 정치가 집안 출신이다.

문제는 그가 발열이나 미각상실 등 특별한 코로나 증상이 없는 이른바 ‘무증상’ 환자임에도 즉각 입원할 수 있었던 데 있다. 그는 의료 관계자인 동료 국회의원이 PCR 검사를 한번 받아보라는 얘기를 듣고 21일 병원을 찾았다 양성 반정을 받았다.
이시하라 의원은 당일 국회 근처에서 열린 자기 파벌 회의에 참석한 뒤 동료 의원 2명과 도쿄의 한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함께했다. 몸 상태는 평소와 다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의원실 관계자는 지병에 따른 악화를 고려해 의사의 권유로 입원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병상 부족으로 자택에서 대기하다 사망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유력 의원이 개인 정보를 이유로 지병이 무엇인지 알리지 않은 채 무증상 상태에서 입원해 파문이 일고 있다.

준야 오가와 입헌민주당 의원은 25일 중의원 예산안회의에서 이 의원을 겨냥해 “(국민들에게)회식을 하지 말라고 말하고 있으면서 자신들은 특권인가”라며 “증상이 있는 이들도 입원을 못하고 있는데 어떻게 무증상이 당일 입원이 가능한가”라고 꼬집었다.

도쿄신문은 코로나19 양성 판정에도 자택 대기하는 이들은 20일 기준 3만5000명을 넘어서고 있어 국회의원 특별대우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회의원은 병가로 쉬고 있어도 신분에 변화가 없고 매달 103만5200엔(약 1105만원)을 세비로 받는데다 보너스나 연말 수당이 깎이는 일도 없다. 코로나19로 채용이 불안한 이들에게는 한없이 부러운 일이라고 신문이 덧붙였다.

한편 여당인 자민당과 연립여당인 공명당 간부가 긴급사태 선언된 도쿄에서 접대를 동반한 술집인 긴자클럽에 간 일이 드러나기도 했다. 저녁 8시까지 음식점 단축 영업, 저녁 8시 이후 외출을 삼가라는 지침이 국회의원들에게는 적용되지 않은 것이다.

자민당 간부급인 마츠모토 준 전 국가공안위원장과 키요히코 도야마 공명당 간사장 대행이 각각 다른 날짜에 긴자의 클럽에 간 것에 대해 야당 의원들은 27일 참의원 예산회의에서 “엉망이다”며 “자신은 지키지 않으면서 국민에게 벌칙을 부과할 수 있겠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국민의 이해를 얻을 수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며 ”당이 확실하게 대응하도록 하겠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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