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워싱턴, 2만5000명 주방위군 배치 의사당 인근 내셔널몰 완전 폐쇄...지하철역·주요 도로 폐쇄 전미 소규모 시위만 발생...매년 총기 옹호론자 수천명 모이는 행사에 50명 미만 참석
워싱턴 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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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방위군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내셔널 몰 내 링컨기념관 앞에서 통행을 막고 있다./사진=워싱턴 D.C.=하만주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이틀 앞둔 18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는 고요한 적막감만 감돌았다.
간간이 조깅이나 산책을 하는 일반인 모습이 보였지만 그 숫자는 주방위군과 경찰보다 적었다.
이날이 흑인 민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 탄생 기념일로 공휴일인 탓도 있었지만 20일 바이든 당선인 취임식을 앞두고 약 2만5000명의 주(州)방위군과 경찰이 시내 곳곳에 배치된 것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병력 배치는 첫 흑인 대통령 탄생으로 테러 우려가 제기됐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2009년 취임식 때 인원의 2.5배에 해당한다.
의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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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이틀 앞둔 18일(현지시간) 워싱턴 D.C.내셔널 몰 주변 도로는 폐쇄됐고, 도로와 보행자 보도 사이에 약 3m 높이의 펜스가 설치돼 있다./사진=워싱턴 D.C.=하만주 특파원
링컨기념관부터 연방의회 의사당을 잇는 내셔널 몰은 사실상 완전히 폐쇄됐다. 내셔널 몰에 들어갈 수 없도록 약 3m 높이의 펜스가 설치됐을 뿐 아니라 링컨기념관에서 의사당을 잇는 보행자 도로도 펜스에 의해 2중·3중으로 차단해 동서남북으로 통행이 불가능해졌다.
시내 13개 지하철이 폐쇄된 상황에서 인근 역에 내려 도보로 내셔널 몰 반대편으로 이동하는 방법이 사실상 차단될 것이다.
내셔널몰 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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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이틀 앞둔 18일(현지시간) 워싱턴 D.C.내셔널 몰 주변 보행자 보도가 약 3m 높이의 펜스로 2중·3중 차단돼 있다./사진=워싱턴 D.C.=하만주 특파원
내셔널 몰 인근 지역도 허가된 사람·차량만 제한적으로 이동하는 등 극도의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 주방위군과 경찰은 주요 도로뿐 아니라 2차선 도로까지 차단하고 통행을 막거나 제한했다.
전미여객철도공사(암트랙)는 미 북동 지역 열차가 19일과 20일에 의사당 인근 유니언역에서 운행이 종료될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이 같은 계엄령을 방불케 하는 초유의 조치는 지난 6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 사태로 경각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미 연방수사국(FBI)이 취임식을 전후해 워싱턴 D.C.와 50개주 의사당 인근에서 무장 시위가 계획돼 있다고 경고한 것이 작용했다.
워싱턴 주방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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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방위군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도로를 차단하고 있다./사진=워싱턴 D.C.=하만주 특파원
하지만 워싱턴 D.C.에만 중동 주둔 미군보다 많은 병력이 배치된 탓인지 주말부터 이날까지 전국적으로 이렇다 할 시위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날 워싱턴 D.C. 인근 버지니아주 주도(都) 리치먼드에서는 매년 수천명의 총기 소유 옹호론자들이 모이는 ‘로비(Lobby) 데이’ 행사가 개최됐는데 반자동 무기를 공개적으로 들고 다니는 극우파 ‘프라이드 보이즈’ ‘부걸루(boogaloo)’ 회원 등 50명 미만이 참석하는 데 그쳤다.
부걸루 회원 약 10명은 전날 미시간주 랜싱 주의회 의사당 앞에서 집회를 가지기도 했다.
무장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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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간 무장세력 ‘부걸루(boogaloo)’ 회원들이 17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랜싱 주의회 의사당 앞에서 집회를 가진 후 해산하고 있다./사진=랜싱 AP=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WP)는 의사당 난입 사태 이후 당국이 폭력에 대비하고 주방위군을 배치했으며 각주가 선제적으로 비상사태를 선포한 후 이날 전국적으로 주의회 의사당 바깥에서 소규모 시위만 벌어졌다고 전했다.
취임식까지 아직 이틀이 남아있고, 취임식 이후에도 폭력 시위가 발생할 가능성은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그 가능성이 작아 보인다. 시위대를 훨씬 능가하는 화력을 갖춘 병력이 배치된 것이 주원인이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차례 ‘폭력에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발신했고, 일부 지지자들도 ‘폭력 시위대’라는 프레임에 빠질 수 있다며 ‘무장 시위’를 경계하는 목소리를 내는 것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