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백신, 다양한 상품과 물물교환 방법 제시"
트럼프, 대이란 제재 강화로 이란중앙은행 원화결제계좌 운용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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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인 탄허이 한·이란 상공회의소 회장은 이날 이란 국영 ILNA통신에 “어제 우리는 에스하크 자한기리 제1 부통령과 한국에서 동결된 우리의 돈에 관해 논의하는 회의를 했고, 코로나19 백신 등 다양한 상품들과 한국의 우리 돈을 교환하는 방법에 관한 제안들이 제시됐다”고 말했다고 테헤란타임스는 전했다.
탄허이 회장은 향후 한국·이란 간 협상을 언급하면서 “어제 회의에서는 교환할 수 있는 물품 유형을 결정했고, 한국이 우리 목록에 명시된 물품과의 교환에 얼마나 협력할 의사가 있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테헤란타임스는 이란 측 관계자에 따르면 원자재·의약품·석유화학·자동차 부품·가전제품, 그리고 관련 부품이 물물교환 목록에서 우선순위로 포함됐다고 밝혔다.
한국과 이란은 2010년 미국 정부의 승인 아래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에 개설된 이란중앙은행의 원화 결제계좌로 교역해왔다.
한국 정유·석유화학 회사가 이란산 원유·초경질유(가스콘덴세이트) 수입 대금을 시중은행에 개설된 이란중앙은행의 원화계좌에 입금하고, 이란에 수출하는 한국기업이 수출대금을 이 계좌에서 찾아가는 상계 방식이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해 9월 이란중앙은행을 특별지정제재대상(SDN)에서 국제테러지원조직(SDGT)으로 제재 수준을 올리면서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은 이 계좌의 운용을 중단했다.
탄허이 회장은 한국의 은행에 80억~85억달러(8조7000억원~9조2500억원)가 동결돼 있다며 “우리는 각 물품의 수입액을 숙고하겠지만 수입은 결국 한국이 얼마나 이와 관련해 협조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지난해 6월 12일 “한국이 기본 상품·의약품·인도주의 물품을 사기 위한 이란중앙은행 자원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절대로 용납되지 않는다”며 “한국 정부가 이 제한을 가능한 한 빨리 해제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로하니 대통령은 중앙은행 총재에게 이 문제에 대한 법적 방법을 파악할 것을 지시했다고 ILNA는 전했다.
테헤란타임스는 “지난 2년 동안 이란과 한국의 경제 관계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 강화로 급격히 악화했다”며 “2018년 미국의 대이란 제재 복원 이전에는 한국의 이란 수출액은 연간 40억달러였고, 수입액은 80억달러였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5월 이란과의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서 탈퇴한 후 이란에 대해 ‘최대 압력(maximum pressure)’ 정책을 쓰면서 제재를 강화해왔다.
하지만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1월 21일 대통령에 취임하면 이란과 핵합의 복귀를 위한 협상이 본격화되고, 그 결과에 따라 대이란 제재가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