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어 전 국무부 부차관보 "바이든 캠프 일부, 북과 군축대화 시작 원해"
군축대화, 북 핵보유국 인정, 이란 핵야망, 한국 등 핵옵션 추구 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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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은 바이든의 일부 자문위원들은 김정은 북한 정권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설득하는 것은 너무 늦었다고 주장해왔다고 최근 이들과 북한에 관해 논의한 에번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부차관보가 말했다고 전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바이든 캠프의 일부 인사들은 이(북핵) 문제를 관리(manage)하기 위해 북한과 ‘군축 대화’를 시작하고 싶어할 것”이라며 “이 정책은 북한의 무기에 제한을 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리비어 전 부차관보를 포함해 ‘군축 대화’ 접근법에 회의적인 많은 인사들은 이러한 전술이 미국이 결국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취급하도록 이끌지도 모른다고 믿고 있고, 이 접근법이 잠재적으로 이란과 같은 나라들이 핵 야망을 밀고 나가도록 동기를 부여한다고 WSJ은 지적했다.
랄프 코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퍼시픽 포럼’ 명예회장은 북한과의 군축 대화가 미국 동맹국들 사이에서 원치 않는 군비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진정한 부정적인 면은 그것이 일본과 대만은 아니라고 해도 한국이 핵 옵션을 추구하고, 비확산 체제를 약화하도록 촉진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애덤 마운트 미국과학자연맹(FAS) 선임연구원은 “핵 동결이나 상한선이 북한의 핵물질이나 미사일 생산 능력을 약화시키는 것과 같은 즉각적이고 명확한 안보 이익을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핵 없는 북한’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 국가정보국(DNI) 북한정보담당관을 지낸 마커스 갈로스카스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북한 비핵화는 적절한 장기적 전략 목표이고, 유지돼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현실적인 단기 목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WSJ은 바이든이 ‘원칙 있는 외교’와 압박을 혼합한 기존 대북 협상 방식으로 되돌아갈 것으로 보인다며 핵심 문제는 버락 오바마·도날드 트럼프 등 역대 미 행정부를 쩔쩔매게 했던 골치 아픈 외교정책 과제를 변화시키는 것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지난 12일 미국의소리(VOA)에 “바이든과 그의 참모들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전략적 인내의 실패를 직접 목격한 이들이고, 참모 중 여러 명은 오바마 대통령 임기 마지막 2년 동안 전략적 인내로부터 거리가 먼 정책을 펼치도록 기여했다”고 말했다.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CNN에 바이든은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북한 비핵화 달성이라는 목표를 위해 원칙에 입각한 외교와 실무 협상을 기반으로 북한 비핵화 문제를 풀어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전 대표는 “바이든은 북한의 비핵화를 중시함과 동시에 원칙적 외교도 강조해 왔다”며 “이제 (북핵) 관여의 문이 더 열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WSJ은 북한이 조지 W 부시·오바마·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핵실험·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해왔다며 바이든이 대북 전략을 수립하는 데 오랜 시간이 주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이에 대한 바이든의 강경 대응으로 △대규모 한미 군사훈련 재개 △한반도 인근 새로운 군사 전개 △새로운 대북 제재 또는 기존 제재 강화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