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및 고위 당국자 간 교류에 적극 나서는 미국의 최근 극단적인 친(親)대만 정책에 중국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생각 같아서는 미국은 말할 것도 없고 대만에 대해서도 무력 시위를 통해 응징을 하고 싶어 하나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은 탓에 끙끙 앓고만 있는 것이 현실인 것 같다. 더구나 미국과 대만의 군사 분야 등의 밀착은 향후 더욱 깊어질 가능성이 높아 중국의 고민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만 군이 진행한 한광(漢光) 군사훈련의 한 장면. 무기 및 장비의 대부분이 미국에서 구매한 것들이다. 미국과 대만이 단교는 했으나 중국 견제에는 한 마음이라는 사실을 말해준다./제공=홍콩 밍바오. |
현재 중국은 미국과 신냉전이라는 단어가 무색하지 않은 양상의 갈등과 충돌 국면에 처해 있다. 현안마다 엇박자가 나는 것이 현실이다. 이 상황은 대만에게는 절호의 기회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역시 이이제이(以夷制夷·대만을 통해 중국을 견제함) 전략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면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지난해부터 100억 달러의 무기 및 장비를 대만에 판매하면서 전략을 본격 실행에 옮기기도 했다.
밍바오(明報)를 비롯한 홍콩 언론의 9일 보도에 따르면 앞으로는 더욱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우선 미국의 정찰 무인기 시가디언(Sea Guardian) 4대의 대만 판매가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액으로는 6억 달러로 큰 규모는 아니나 이를 통해 대만 무인기부대의 정찰 능력이 현재의 300km에서 무려 1만1100km로 늘어날 것이라는 사실에 비춰보면 엄청난 거래라고 해도 괜찮다. 특히 중국으로서는 분기탱천할 대사건이라고 해야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미국과 대만의 군사 협력은 조만간 F-16V 전투기, M1A2T 전차, 스팅어 미사일, 중어뢰 판매 등으로도 속속 이어질 것이 확실하다. 미국 의회에서 이미 이들 무기 및 장비들의 판매에 대한 승인이 났기 때문에 무산이 된다면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미·중 관계가 최악인 만큼 장기적 상황은 중국으로서는 더욱 최악이 되지 않을까 보인다. 미국이 대만을 중국을 견제하는 지렛대로 삼는다는 전략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분명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와중에 알렉스 아자르 미국 보건부 장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협력을 위해 곧 대표단을 이끌고 대만을 방문할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앞으로는 양측이 군사 이외의 분야에서도 다양한 협력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웅변해주는 얘기가 아닐까 보인다. 미국과 대만의 밀착 행보를 보는 중국의 애간장은 앞으로 더욱 타들어갈 수밖에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