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한국전쟁 개입에 의문 표시"...경찰론 폐지, 한국과 관련성
'어린 트럼프'의 영웅, 맥아더 장군, '전쟁 필승론'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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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 졸업식에 참석, 축사를 통해 “많은 사람이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한 머나먼 땅에서 벌어지는 오래된 갈등을 해결하는 것은 미국 병력의 의무가 아니다”며 “우리는 세계의 경찰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미군의 책무는 다른 나라들을 재건하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를 외부의 적들로부터 지키는 것, 강하게 지키는 것이라는 근본적인 원칙을 복원하고 있다”며 “우리는 끝없는 전쟁의 시대를 끝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대신에 미국의 필수적인 이익을 지키는데 다시 분명한 초점을 두고 있다”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운동 때부터 세계 각지의 미군을 돌아오게 하겠다면서 미국의 세계 경찰론 폐지를 강조해왔고, 이를 실행에 옮기고 있다.
특히 2018년 4월 30일 기부자 만찬 행사에서 “우리가 도대체 어쩌다가 한국에 개입하게 된 것이냐. 우리가 어떻게 한국전쟁에 결국 참여하게 됐는지 내게 이야기해달라”면서 미국의 한국전쟁 참전에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지난 1월 말 알려지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한 머나먼 땅’이라고 한 것은 한국전쟁에 참전해 희생된 미군을 추모할 때 나오는 ‘단골’ 표현이고,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것을 감안하면 세계 경찰론 폐지 지론이 한국 상황과도 관련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 측근인 리처드 그레넬 전 주독일 미국대사는 11일 독일 대중지 빌트(BILD) 인터뷰에서 주독 미군 감축 조치와 주한미군 철수의 연관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주독 미군 감축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시리아·이라크·한국·일본 등 다양한 군 주둔지로부터 미군을 철수시키려는 계획과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시리아의 미군을 철수했으며 아프가니스탄 미군도 감축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5일에는 독일 주둔 미군을 9500명 가까이 감축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그러나 우리의 적들에게 알리겠다”며 “우리 국민이 위협받는다면 우리는 결코 행동하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부터 우리가 싸운다면 우리는 오로지 싸워 이길 것”이라며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의 어록을 인용, “전쟁에는 승리를 대체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맥아더 장군은 13세 때인 1959년 뉴욕 군사학교에 입교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영웅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상륙작전으로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구원한 맥아더 장군의 어록을 인용하면서 전쟁에서의 승리를 강조한 것을 최근 북한 상황과 맞물려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남측과의 ‘확실한 결별’을 선언하고 대남 군사행동에 나설 것을 강하게 시사한 것에 대한 경고 메시지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