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G7 회원국 러시아 재합류에 부정적..."의장국, G7 구성 방식 바꿀 권한 없어"
일본, 러 재합류에 신중...한국 참여엔 부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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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의 G7 정상회의 초청에 대해 “그건 그가 무엇을 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상식의 문제”라고 말했다.
◇ 트럼프 대통령 “G7 정상회의, 푸틴 참석 상식...회의 절반 푸틴·러시아 관한 것”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G7을 갖고 있다. 회의의 절반은 러시아에 할애되는데 그는 거기에 없다”며 “문제는 우리가 이야기하는 많은 것들이 푸틴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우리는 그저 앉아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가 회의를 마쳐야 하기 때문에 누군가가 푸틴에게 전화를 하거나 푸틴과 다른 일에 관해 푸틴과 협상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가) 자격이 있다거나 자격이 없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상식을 말한다. 그가 회의장에 있으면 일을 처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1991년 옛 소련으로 준회원처럼 참여하다가 1997년 정식으로 참여해왔지만 2014년 3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제외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G7이 러시아를 포함한 G8이 돼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해왔지만 이탈리아를 제외한 다른 5개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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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다른 회원국이 반대하는 러시아의 재참여를 ‘상식’이라고 강조힌 것은 ‘낡은 체제’ G7을 한국·러시아·인도·호주·브라질을 추가한 G12로 확대 개편하려는 의지가 확고함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G7 의장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이달 하순으로 예정됐던 G7 정상회의를 9월 15일 유엔총회 전후나 11월 3일 미 대선 이후로 연기하고, 한국·러시아·인도·호주 등 4개국을 추가로 초청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1일 저녁(한국시간)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G11에 브라질을 추가해 G12 정상회의로 확대하겠다는 구상도 밝혔고, 문 대통령은 공감을 표시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백악관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통화해 G7 및 코로나19, 지역 안보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통화까지 포함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호주·러시아·브라질 등 G12 구상과 관련한 당사국 정상들과 며칠에 걸쳐 모두 통화를 끝냈다.
G12 구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던 소신으로 발표 때까지 백악관과 국무부 관계자들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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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이 현실화할지는 미지수다. 영국·프랑스·독일·캐나다 등이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과 캐나다는 러시아가 재합류할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며 명시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독일은 이날 지금은 G7 정상회의 구성 방식을 변경할 때가 아니라고 발표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독일의 입장은 유럽연합(EU)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전날 의장국은 G7 정상회의에 다른 국가를 초청할 수는 있지만 구성 방식을 바꾸는 권한은 가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것의 연장선에 있다.
◇ 일본, 러시아 재합류에 신중...한국 참여엔 부정적
일본은 러시아의 재합류에는 말을 아끼고 있으나 한국의 참여에는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은 2일 러시아의 G7 재합류와 관련, “국제적인 과제 대응에 러시아의 건설적인 역할을 도출하는 데 러시아와의 대화가 필요하다”며 “지금까지의 정상회의에 회원국 외 국가나 국제기구가 초대된 적도 여러 번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G7 정상회의의 일정과 개최 형식에 대해선 “의장국인 미국이 조정 중”이라며 “미국이나 다른 G7 회원국과 의사소통을 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은 1일 일본 외무성 간부가 한국이나 호주 등의 G7 참가에 대해 “아시아에서 유일한 G7 참가국이라는 일본이 가지는 의미가 퇴색된다”며 사실상 반대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