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신속한 실험', 러·중 3자 핵군축 협상에 유용"
미, 1992년 이후 핵실험 중단, 재개시 핵무장 경쟁 초래, 북핵 폐기 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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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는 이날 미 행정부 고위 관료를 인용해 지난 15일 국가 안보기관 수장들이 모인 회의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최근 핵실험 의혹에 관해 논의하면서 미국의 핵실험 재개를 지속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고위 관료는 “미국이 ‘신속한 실험’을 한다면 러시아·중국과 3자 핵 군축 협상을 하는 데 유용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며 “회의에서 핵실험 재개 여부에 대한 결론이 나지는 않았지만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관계자는 “회의에서 핵실험을 재개하기보다는 다른 방식으로 러시아와 중국에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결론 났다”고 전했다.
국가핵안보국(NNSA)이 핵실험 재개에 강력하게 반대했다고 복수의 정보통이 전했다.
미국은 최근 몇 달간 러시아와 중국이 폭발력이 낮은 저위력(low yield) 실험을 실시해 핵에너지를 방출함으로써 무수율(zero yield) 실험 기준을 위반했다고 주장했고, 중·러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새로운 핵실험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공언해 왔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와 중국을 포함한 새로운 핵무기 제한 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을 시작할 계획이고, 장거리 핵무기를 제한하는 미·러 간 기존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 스타트·New START)’을 대체하기 위한 첫 번째 협상이 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날 보도했다.
1945년 이래 핵을 보유한 8개국이 2000건의 핵실험을 수행했으며, 이 가운데 1000건 이상을 미국이 실시했다고 WP는 설명했다.
미 군축협회(ACA)의 다릴 킴벨 사무국장은 “미국이 핵실험을 하면 다른 핵보유국도 마찬가지로 추진할 것”이라며 “전례 없는 핵무장 경쟁을 초래하고, 북한도 핵실험 중지를 준수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대북 협상에도 방해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