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미국인, 가장 많이 화 나"
트럼프, 중국계 기자 질문에 "고약한 질문" 면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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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글에서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중국이 우리나라와 전 세계에 대해 한 것에 대해 매우 화가 나 있다”며 “이 가운데 중국계 미국인들이 가장 많이 화가 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그들(아시아계 미국인들)을 탓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오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 CBS 방송의 웨이자 장 기자와 긴장감 있는 언쟁을 한 뒤 갑작스레 회견장을 떠난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장 기자가 ‘검사 횟수를 강조하는데 왜 중요한 것이냐. 매일 미국인이 죽어가는데 왜 이걸 국제적 경쟁으로 보는 것이냐’라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있고 아마도 그건 중국에 물어봐야 할 질문일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장 기자가 마스크를 내리고 얼굴을 더 많이 드러내면서 ‘왜 내게 콕 집어 말을 하느냐’고 반문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누군가를 콕 집어 말하는 게 아니다. 그런 고약한(nasty) 질문을 하는 누구에게도 나는 이렇게 말한다”고 응수했다.
이어 CNN 기자가 질문을 이어가려 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회견을 중단하고 떠나버렸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비호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대표적 ‘가짜 뉴스’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 비판적인 매체의 기자에게 질문권을 주면서도 질문 내용에 따라 ‘고약한 질문’이라며 면박을 주곤 한다. 특히 아시아계 기자에게는 출신지를 질문하기도 한다.
이번 경우는 장 기자가 중국 출신의 여성이라는 점에서 인종차별적이고 성차별적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장 기자는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시에서 태어나 2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에 이민, 2015년부터 CBS에서 근무하고 있다.
전날 회견 후 트위터에는 ‘웨이자 장과 함께 하라’는 해시태그가 급증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참 한심하다”며 “트럼프는 스스로 권력이 있다고 느끼기 위해 다른 사람을 비방하는 겁쟁이”라고 적었다.
MSNBC방송에서 ‘모닝 조’를 진행하고 있는 조 스카버러 전 공화당 하원의원은 이날 ‘트럼프의 인종차별주의는 그와 함께 그의 당을 무너뜨릴 것’이라는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스스로도 어쩔 수 없다”며 “전 리얼리티 TV 진행자(트럼프 대통령)는 백악관 참모·그의 선거팀·재정 기부자, 그리고 의사당의 공화당원들로부터 그의 오후 기자회견이 정치적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유명 격주간지 뉴욕매거진의 올리비아 누치 기자는 “대통령의 전문가답지 못한 태도는 그가 여성 기자들과 소통할 때 가장 명확히 드러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