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사례 한국에 대한 비교우위로 대응 실패 모면 시도
'인구수 대비 검사건수', 트럼프-백악관 기자 설전도
미, 접촉자 추적·치료 후속조치 미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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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량 검사 및 추적, 그리고 치료의 성공 사례로 미 언론들이 자주 거론하는 한국에 대한 비교 우위를 통해 미 행정부의 대응 실패에 대한 비판을 모면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백악관은 이날 홈페이지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응 확대 계획을 공개한 와중에 미국이 검사에서 한국을 추월했다’는 미 매체 워싱턴이그재미너의 전날 기사를 올리고, “미국에서 지금까지 500만건 이상의 검사가 실시됐고, 트럼프 행정부와 민간 부문의 긴밀한 협력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이그재미너는 “미 당국자들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주 한국을 추월했다”면서 “미국은 1000명당 16.42건의 검사를, 한국은 1000명당 11.68건의 검사를 실시했다고 한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중소기업 지원 관련 행사 중 취재진과 만나 “모든 나라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이 검사했다. 다들 한국 얘기를 계속하는데 나는 문재인 대통령과 사이가 좋다. 그(문 대통령)는 검사에 있어 미국이 얼마나 잘해왔는지 얘기해줄 것이다. 그리고 그는 내게 아주 힘줘서 (그런) 말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 검사의 질은 최고이며 규모도 최고”라면서 “우리는 전 세계를 합친 것보다 (검사를) 더 많이 하며 기록을 세웠다. 나는 우리가 정말로 잘해왔다고 본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한 코로나19 테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도 “미국은 현재 540만건 이상의 검사를 했다”며 다른 어느 나라보다 두배 이상 많다고 말했다.
백악관 코로나19 TF 일원인 브렛 지로어 보건복지부(HHS) 보건담당 차관보는 이 자리에서 “사람들이 한국에 관해 많이 이야기한다”며 “검사량이 가장 적은 주도 한국이 4개월 동안 한 1인당 전체 누적 횟수의 두배를 했다”고 설명했다.
인구 약 3억3000만명인 미국이 540만건을 검사했고, 인구 약 5200만명의 한국이 60만8000여건을 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미국이 인구수 대비 검사 수로도 한국을 앞지른 것은 사실이다.
미국과 한국의 코로나19 인구수 대비 검수 건수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한 백악관 출입기자 간 설전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데비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조정관이 검사 확충 노력 끝에 코로나19가 발병한 모든 주에서 이뤄진 검사가 세계 어느 곳보다 뛰어난 수준이라며 “한국의 검사가 10만명당 11명이고, 우리는 17명이라는 점을 그저 분명히 하고자 한다”고 수치를 제시하기도 했다.
벅스 조정관이 말한 ‘10만명당’은 ‘1000명당’을 잘못 말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벅스 조정관의 설명 후 해당 기자에게 사과를 요구하면서 질문하기 전에 사실관계를 확인하라고 ‘훈계’까지 했다. 그만큼 민감한 사안이라는 의미다.
백악관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검사 후에 확진자의 접촉자 추적 및 치료라는 후속 조치가 미비해 감염자가 폭증하고 있다는 비판은 모면하기 어렵다.
아울러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한국의 94배·239배를 넘는 것을 감안하면 검사 건수로 한국을 능가했다는 백악관의 주장이 궁색해 보인다.
미 존스 홉킨스대학의 코로나19 집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31분(미국 동부시간·한국시간 29일 오전 6시 31분) 기준 미국의 누적 확진자는 101만717명이고, 사망자는 5만8365명이다. 반면 한국은 각각 1만752명·244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