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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21세기는 모든 분야가 빠르게 변화하는 정보화시대다. 절대로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세계적인 기업과 조직이 뿌리째 흔들리는 것을 보며 손자병법의 전승불복(戰勝不復)의 구절이 떠오른다. 전쟁에서 한번 거둔 승리는 반복되는 것이 아니다. 승리에 도취하거나 자만하다가는 언제든 전세가 역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새겨 들을 만한 교훈이다.
지난 13일 서울 남산의 서울 클럽에서 어나힐레이션 프레스 콘퍼런스가 열렸다. 과거 한국권투위원회(KBC) 검사부장을 엮임했던 최용만 후배와 현장을 찾았다. 이 곳에서 장정구, 문성길 챔프, 이인경 한국권투연맹(KBF) 회장을 만나 행사의 진행과정을 경청했다.
어나힐레이션은 권투와 종합격투기가 한 무대에서 번갈아가며 경기를 벌이는 새로운 형태의 퍼포먼스다. 주목할 만한 것은 내년 1월 19일 서울 화곡동 KBS 아레나홀에서 개최되는 복싱·종합격투기 합동대회에서 이중경(30·T.A.P)과 사무엘 콜롬반(33·호주)이 OPBF 슈퍼웰터급 챔피언 결정전을 갖는다는 내용이다. 이날 열리는 경기는 스나이퍼 김민욱이 2013년 8월 슈퍼라이트급 동양타이틀전을 치룬 후 5년 5개월만에 열리는 경기다. 이중경은 종합격투기 출신이다. 지난 4월 국내 챔피언에 올랐고 통산전적 6승1무2패를 기록 중이다. 현재 단 한체급의 동양타이틀 챔피언을 보유하지 못한 척박한 국내 복싱의 현실을 감안하면 T.A.P 매니지먼트가 주최하고 TFC와 KBF가 주관하는 컬레버레이션(합동) 대회는 쌍수를 들어 환영할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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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격투기선수에서 프로복서로 전향한 태국복서의 비화가 생각난다. 호세 슐레이만 WBC 회장은 1974년 어느 날 태국의 복싱 경기를 관람하다가 신출귀몰한 타격능력을 가진 24살된 젊은청년 ‘사엔삭 무앙수린’이란 무에타이 선수의 경기에 경탄했다.
70전의 커리어를 지닌 무앙수린의 괴력에 상대선수는 갈비뼈가 부러지거나 장파열로 구급차에 실려가는 일이 다반사였다. 그의 이름은 공포와 동의어로 불릴정도였다. 슐레이만 회장은 무앙수린에게 러브콜을 보내 국제식 권투 입문을 유도했고 그는 흔쾌히 수락했다.
무앙수린은 1974년 말 세계 랭커를 상대로 파격적인 10회전 데뷔전에 나서 1회 KO승을 거뒀다. 1975년 라이온 후루야마를 상대한 세계타이틀 전초전에서조차 7회 KO승을 거뒀다. 무앙수린은 단 3전 만인 1975년 7월 WBC 슈퍼라이트급 타이틀에 도전했다. 그는 챔피언 페르난데스를 브레이크가 고장난 전차처럼 밀어붙였고 결국 8회 KO승을 거두며 데뷔 8개월만에 초스피드로 성대한 대관식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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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경 KBF 회장의 솔로몬 같은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게 필요한 듯 보인다. 지혜를 모아 일일신 우일신 (日日新 又日新) 하다보면 운무청천(雲霧淸天)이 펼쳐지는 그 날이 찾아올 것이다. 인도의 시성(詩聖) 타고르의 ‘동방의 등불’이란 시 구절은 한국복싱의 예언서 같다. ‘일찍이 아시아의 황금시기에 빛나던 등불이었던 코리아 / 그 등불 다시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에 밝은 빛이 되리라 (중략) 끊임없는 노력이 완성을 향해 팔을 벌리는 곳 / 나의 마음의 조국 코리아여 깨어나소서.’
<문성길복싱클럽 관장·서울시복싱협회 부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