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현직 임원이 비상장 계열사 감사… "감사 독립성 확보 어려워"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황각규 사장은 롯데쇼핑 사장을 역임하던 2012년 3월 롯데그룹 내 비상장사인 롯데닷컴의 감사로 선임돼 현재까지 활동 중이다. 이와 함께 비상장 계열사인 캐논코리아 비즈니스 솔루션의 감사도 겸직하고 있다.
특히 캐논코리아 비즈니스 솔루션의 경우 신 회장이 사내 이사로 등재돼 있는 곳으로 두 사람의 선임 시기는 2005년 3월로 같다. 신 회장을 오랜 기간 보좌하며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황 사장이 같은 시기에 감사에 선임된 뒤 10년째 감사직을 맡아 온 셈이다. 이사진의 직무 집행을 감시해야 할 감사의 독립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신 회장의 ‘두뇌집단’으로 불리는 그룹 정책본부에서는 황 사장 외에도 비전전략실장인 임병연 전무와 인사실장인 윤종민 부사장이 각각 롯데상사와 롯데로지스틱스의 감사를 맡고 있다.
롯데 계열사 현직 임원이 비상장 계열사의 감사를 겸직하는 사례도 수두룩하다. 강종현 롯데쇼핑 운영담당4팀장(상무)은 호텔롯데를 비롯해 롯데물산, 롯데JTB, 부산롯데호텔의 감사를 맡고 있다.
장호주 롯데쇼핑 재무부문장은 롯데인천개발의 대표이사인 동시에 롯데자산개발과 한국에스티엘의 감사를 겸직하고 있으며, 남익우 롯데쇼핑 상무는 롯데네슬레코리아와 대홍기획의 감사를 맡고 있다.
상법상 감사의 겸직 금지 조항에는 ‘감사는 회사 및 자회사의 이사 또는 지배인 기타 사용인의 직무를 겸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겸임 금지 회사를 (해당) 회사 및 자회사로 한정하고 있는 만큼 모회사의 이사가 자회사의 감사를 맡는 경우는 위법의 소지가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롯데그룹의 후진적 지배구조와 ‘황제경영’의 폐단에 견제장치의 부재가 하나의 원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이사진의 직무 집행을 감시할 감사로 계열사 임원을 선임하는 것은 감사의 독립성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채이배 좋은지배구조연구소 연구위원은 “비상장회사의 경우 이해관계자들이 많지 않아 모회사가 자회사를 관리·감독하겠다는 취지로 모회사 임원이 감사를 겸직하도록 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회사의 경영진과 이사진을 감독하고 견제해야 하는 감사를 계열사 임원이 맡는다면 독립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그룹측은 “계열사 임원이 비상장사의 감사를 겸직하는 것은 많은 회사에서 보편화돼 있다”면서도 “최근 출범한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팀이 기업 투명성 강화 차원에서 일정규모 이상의 비상장사에도 사외이사·감사제도 등 상장사에 준하는 제도를 도입해 나간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