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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사드 배치 비용 전액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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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기자

승인 : 2015. 03. 18. 17:49

국방부 "THAAD 장비, 한국 돈으로 사지 않는다" 거듭 확인, "사드 주권적·군사적 문제, 미국 요청오면 빨리 매듭", 내달 한미국방회의·21일 한중외교회담, 미 합참의장·국방장관·국무장관 방한 주목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와 관련해 ‘전략적 모호성’ 내지 소극적 입장을 견지해왔던 우리 국방부와 외교부, 정치권 등이 한 목소리로 분명한 입장을 내기 시작했다.

국가 안보와 군사적 국익 관점이라는 원론적인 수준이지만 사드 문제에 대해 좀더 진전되고 적극적인 입장 조율과 함께 여론 형성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여당인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최근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한민구 국방부장관을 잇따라 만나고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과 전화 통화를 통해 의견을 긴밀하게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18일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비용과 관련해 “당연히 주한미군에 배치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이 부담하는 것”이라면서 한국 정부로서는 사드 배치가 결정된다고 하더라도 비용적 측면에서는 “큰 부담이 없다”는 분명한 입장을 표명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미군의 여러 가지 장비들이 들어오지만 그걸 우리가 돈을 주지는 않는다”면서 “한국 안보에 도움이 되면 일부 운영과 관련해서는 주한미군과 같은 방식으로 부담하겠지만 장비 자체는 우리 돈으로 사지 않는다”고 거듭 확인했다.
우리 정부는 막대한 비용이 드는 주한미군 사드 배치 비용을 미측과 분담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변인은 “사드 문제는 우리 주권적 문제이며 군사적 문제”이라면서 “실제로 상황이 발생해서 (미국에서) 어떤 요청이 온다고 한다면 우리 국방부는 정부 차원에서 논의를 해서 빨리 여러 가지를 매듭을 짓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사드 배치가 자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중국의 강한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 탐지거리가 2000㎞에 달하는 전방기지모드(Forward-based Mode) AN/TPY-2 레이더가 함께 배치되는 것은 곤란하다는 견해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국과 미국이 다음 달 중순 워싱턴에서 열리는 7차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 고위급회의에서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를 주한미군에 배치하는 문제를 논의할지 주목된다.

이번 KIDD에서는 주한미군 사드 배치가 한·미 간의 국방 현안을 뛰어 넘어 한·미·중 3국 간의 대형 안보 이슈로 급부상함에 따라 공식 또는 비공식 의제로 다뤄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달 말 방한하는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도 최윤희 합참의장과의 만남에서 한·미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비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져 사드와 관련한 어떤 언급이 나올지 적지 않은 관심이 쏠린다.

새누리 최고중진-09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유 원내대표는 사드 배치와 관련해 국방부가 17일 밝힌 주변국 영향력을 배제하고 안보를 우선해 결정하겠다는 것에 대해 “외교부가 아닌 국방부가 발표함으로써 이 문제가 외교 이전에 국방의 문제임을 우리 정부가 분명히 밝힌 것도 올바른 대응”이라고 강조했다. / 이병화 기자 photolbh@
미국의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과 존 케리 국무장관도 다음 달 방한할 가능성이 있어 주한미군의 한반도 사드 배치 관련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오는 21일로 예정된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최근 한·미·중이 첨예하게 갈등을 빚고 있는 사드 문제가 어떻게 논의될지 국내외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중국 측이 사드 문제를 거론할 경우 명확한 입장을 밝힌다는 방침이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사드 배치 여부나 방식이 결정된 상황도 아닌데 중국이 과도하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면서 “중국이 문제를 제기하면 우리도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젠 사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7일(현지 시간) 중국 정부가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반대하는 것과 관련해 “중국이 왜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지는 중국 정부에 물어봐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사키 대변인은 “미국은 한국과 사드 배치 문제를 공식으로 논의하고 있지 않으며 어떤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사드 문제가 한·미·중 외교 현안 수준을 넘어 각국의 지도자들까지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수준으로 격화돼 사실상 한·미·중 기싸움 양상을 보이고 있어 어떤 식으로든 최대한 빨리 입장 정리와 방향 설정, 대국민 설명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많다.

7개 포대로 구성된 미국 사드 프로그램의 인도 시점을 고려할 때 미국 입장에서는 배치 지역 결정을 마냥 미룰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미 정부는 현재 사드 개발 업체인 록히드마틴으로부터 이미 4개 포대를 인수해 본토에 3개, 괌에 1개 포대를 배치했다.

나머지 3개 포대는 주로 외국 주둔 미군에 배치하는데 미 7함대의 모항인 요코스카항과 요코다 공군기지가 있는 도쿄 지역과 함께 2016년까지 주한미군 부대가 결집하는 평택이 유력 후보지로 꼽힌다. 가데나 공군기지, 화이트비치항, 해병대 주둔지인 후텐마 등 미군기지가 밀집한 오키나와도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5번째 사드 포대가 올해 하반기에 미 육군에 인도되고 내년부터 6번째, 7번째 포대가 차례로 납품되기 때문에 미 정부는 배치 지역 결정을 서두를 것으로 관측된다.
김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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