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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체크] IPO 나선 김현수 롯데렌탈 사장, 신동빈 ‘난제’ 풀 첫 단추 잘 채울까

[CEO체크] IPO 나선 김현수 롯데렌탈 사장, 신동빈 ‘난제’ 풀 첫 단추 잘 채울까

기사승인 2021. 06.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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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지주사체제 대전환 '첫발'
'업계 1위' 롯데렌탈 8월 상장 추진
팬데믹 속 분기 최대 실적 등 견인
그린본드 흥행 성공…기대감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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얽히고 설킨 지배구조를 재편해 ‘뉴 롯데’를 세우겠다는 신동빈 회장의 난제를 풀어 줄 첫번째 열쇠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김현수 롯데렌탈 대표이사 사장이 성공을 자신 하고 있는 ‘기업공개(IPO)’다. 재무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는 김 대표는 2006년 한국과 영국에서 동시에 롯데쇼핑 IPO 작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그 역량을 입증한 바 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연내 IPO를 예고한 롯데렌탈은 이르면 8~9월을 목표로 상장을 최대한 서두르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 9일 전기차와 배터리 전시회인 ‘xEV 트랜드 코리아’, ‘인터배터리 2021’가 열린 코엑스에서 아시아투데이와 만나 “추진 중인 IPO 준비는 잘 되고 있고, 기대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롯데렌탈 상장은 최대주주인 ‘호텔롯데’를 상장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신 회장은 일본 롯데가 지배하고 있는 호텔롯데 지배구조를 재편해 일본색 지우기에 나서야 하는데, 상장으로 일본측 지분을 낮춘 후 롯데지주 밑으로 둬 단일 지배구조를 구축한다는 구상으로 전해졌다.

막중한 임무를 짊어 진 김 대표는 약 37년여를 롯데에서 보낸 대표적인 ‘롯데맨’으로 꼽힌다. 1956년생으로 대구 상고, 한양대 회계학과를 졸업한 후 1984년 롯데산업으로, 롯데그룹에 입사했다. 이후 롯데백화점 경리팀, 롯데쇼핑 재무부문장을 거치며 재무 전문가로 이름을 높였다. 롯데손해보험 대표이사로 6년을 보내고 지난해 1월 롯데물산 대표, 8월 롯데렌탈의 대표를 차례로 맡았다. 이 과정에서 크고 작은 인수 합병과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며 회사의 신뢰를 쌓아왔다.

사업적으로도 김 대표는 취임 후 국내 렌터카 업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내고 있다. 업계를 양분한 SK렌터카가 SKT 등과의 협업으로 더 스마트한 변화를 예고했다면, 롯데렌탈은 LG에너지솔루션·포티투닷·GS칼텍스 등과의 협력을 가속화 하고 있다. 유통 그룹 특유의 탄탄한 판매망과 조직력, 노하우는 덤이다. 지난 1분기 회사는 494억원의 영업이익, 18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역대 1분기 중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전년동기 대비해선 각각 52.7%, 166.0% 급증한 수치다. 우려했던 팬데믹에 따른 실적 우려는 오히려 호재가 돼 돌아왔다. 대중교통 이용자들이 자체 방역을 위해 하나둘 개인 차량으로 시선을 돌린 게 호실적 배경 중 하나다.

미래 준비도 착착이다. 김 대표는 지난 3월 빠르게 개화하는 전기차 시대에 맞춰 2030년까지 롯데카 보유 차량을 100% 무공해차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는 환경부의 ‘한국형 무공해차 전환 100’ 정책의 일환으로, 롯데렌탈을 포함해 10개사가 참여했다. 총 100만대 규모다. 민간기업이 보유하거나 임차한 차량을 2030년까지 100% 전기차 또는 수소차로 전환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 대표로선 정부의 드라이브가 오히려 반가울 수 있다. 기준을 맞추지 못하는 업체들의 도태는, 업계 1위 롯데렌탈로서는 신규 고객을 더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뿐 아니라, 어차피 고객 수요에 맞춰 추진했어야 할 체질 개선에 정부가 보조금 등 강력한 지원책을 펴며 ‘조력자’가 될 수 있어서다.

국내 렌터카를 모두 전기 및 수소차로 전환할 시 최소 40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1위로서 가장 많은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자금 마련은 부담일 수 밖에 없지만 김 대표는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9일 코엑스 전기차 전시회에서 김 대표는 2030년까지 렌트카 100% 전환이 가능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전환시점이) 오히려 더 당겨지지 않을까 한다”면서 “지난해와 올해 변화가 엄청 빠르게 이뤄지고 있어 (기존 계획한) 생각보다 빨리 가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 2월 롯데렌탈의 1100억원 규모 그린본드 발행에는 5000억원이 넘는 투자 수요가 몰리기도 했다. 그린본드는 친환경 관련 투자로 제한된 채권으로, 전기차 전환을 위한 중요한 재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김 사장의 자신감은 IPO 성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는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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