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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호남 필리핀 부재’ 공방…박상용 “국정원 블랙 아닌 화이트...신빙성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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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훈 기자 | 최민준 기자

승인 : 2026. 04. 07. 17:00

與, 대북송금 사건 '조작 기소' 총공세
국정원, 아태평화대회 불참 확인 보고
박상용 검사-20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했던 박상용 검사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이재명 죄지우기 국정조사 특위 국민의힘 위원단 주최 민주당의 공소취소 재판조작 진상규명 청문회'에서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이병화 기자
여권이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사건'을 검찰의 '조작 기소'라고 규정하며 국가정보원(국정원) 내부 자료를 근거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 사건을 담당했던 박상용 검사는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재판부가 이미 받아들이지 않은 주장을 여권이 다시 꺼내 들고 있다며, 국정원 정보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국정원은 이 사건을 균형 있는 시각으로 볼 수 있는 내부 자료들이 수사·재판 과정에서 상당수 누락됐다며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7일 아시아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 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사건 수사·기소 과정에 검찰의 의도적 왜곡과 조작이 있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핵심 쟁점은 검찰이 공소사실의 근거로 제시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진술이다. 검찰은 김성태 전 회장이 2019년 7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북한 국가보위성 소속 리호남을 만나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 명목으로 70만 달러를 건넸다고 봤다.

그러나 국정원은 지난 6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현안 보고에서 리호남이 당시 돈을 받은 장소로 지목된 '필리핀 아태 평화·번영 국제대회'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보고했다. 국정원은 같은 날 언론 공지를 통해서도 2025년 특별감사 과정에서 그동안 검찰과 법원에 제출되지 않았던 '2019년 7월 당시 리호남의 필리핀 부재'를 입증하는 내부 자료를 확인했다고 밝혀, 검찰 판단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입장을 내놨다.

박 검사는 지난 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 같은 국정원 주장에 대해 "김 전 회장이 진술 과정에서 거짓을 이야기 했으면 굳이 70만 달러에 대해서만 할 이유가 있느냐"며 "사건 수사 과정에서 조사한 쌍방울 임직원 등 민간인 100명이 해외에 나가 북한에 돈을 주는 사실에 대해 국정원은 그 당시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국내 최고 정보기관인 국정원이라 하더라도 당시 현지에서 비공식적으로 이뤄진 접촉과 자금 흐름까지 모두 파악하지는 못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 당시 필리핀에 머문 국정원 직원은 공작을 하는 '블랙'이 아닌 '화이트' 요원이었다"며 "대북사업을 지원하는 업무로 나온 이들이었다"고 했다. 국정원 블랙요원은 신분을 숨기고 첩보 활동을 하는 이들을 의미하며, 화이트요원은 공식 직책을 가지고 합법적인 정보를 수집하는 역할을 한다. 박 검사는 수사 당시 조사한 이들의 진술도 일치했다고 부연했다.

결국 수사팀이 확보한 복수 진술과 현지 정황은 단순한 추정이 아니라, 이후 재판 과정에서도 상당 부분 받아들여지며 현재 여당이 제기하는 '허위 진술' 프레임 역시 법원 문턱을 넘지 못했다는 게 박 검사의 주장이다.

또한 박 검사는 "(리호남 필리핀 부재 주장은) 이미 법원에서 배척된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법원은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사건을 심리하는 과정에서 현재 더불어민주당이 제기하는 주장과는 다른 판단을 내렸다. 수원고법 형사1부는 2024년 12월 19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진술의 신빙성을 문제 삼은 이 전 부지사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전 부지사 측은 2019년 7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국제대회 당시 리호남이 현장에 없었기 때문에, 김 전 회장이 방북 비용 명목의 70만 달러를 건넸다는 진술 역시 믿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리호남이 다수의 가명과 위장 신분을 사용하는 인물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국제대회 공식 초청자 명단에 없거나 이를 봤다는 목격 진술이 없다는 사정만으로 김 전 회장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역시 이 같은 항소심 판단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봤다. 이에 박 검사는 "100명 넘는 증인을 신문하고 2년 동안 재판했다"며 "국회 국정조사로 뒤집힐 사건이면 재심을 신청하면 된다"고 했다.

박상용 검사는 또 윤석열 정부 시절 대통령실이 검찰의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에 개입하려 한 정황을 포착했다는 2차 종합특검팀 발표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2차 종합특검팀은 특검법 제2조 1항 13호를 근거로 해당 의혹도 수사 대상에 포함된다고 보고 있다. 이 조항은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본인 또는 타인의 사건과 관련한 수사 상황을 보고받고, 사건 은폐·무마·회유·증거 조작·증거 은닉 등 적법 절차 위반이나 수사기관 권한 오남용에 관여했다는 범죄 혐의를 수사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검사는 "윤 전 대통령 이름만 언급되면 어떤 사건이든 특검 수사가 가능하다는 식의 해석인데, 특검법은 매우 엄격하고 축소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사건을 이유로 압수수색 영장 등이 발부된다면 그 자체로 법 왜곡죄가 명백하다"고도 했다.

한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박 검사가 이 전 지사의 진술을 회유하고 위증을 교사했다는 혐의(법 왜곡죄 등)로 고발된 사건을 수사3부(부장검사 이대환)에 배당해 수사 중이다.
정민훈 기자
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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