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달러 北 유입....드론·미사일·전자전 급속 고도화
우리 군 '킬체인' 무력화 시도... 서해·동해 수중 안보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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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정원 산하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INSS)의 최신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8월부터 2025년 말까지 북한이 무기 수출과 파병을 통해 거둬들인 수익은 최대 144억 달러(한화 약 21조 50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북한 연간 총 국가 예산의 상당 부분을 상회하는 수치다. 하지만 정작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북한의 주머니에 들어간 '달러'가 아니다. 그 달러를 대신해 북한으로 흘러 들어온 러시아의 '정밀 부품'과 '전략 장비', 그리고 '실전 데이터'다.
'외화 벌이' 넘어선 '군사 굴기'... 제재는 이미 종잇조각
지난 2년간 나진항과 러시아 두나이항을 오간 컨테이너 2만여 개는 대북 제재의 숨통을 완전히 끊어놓았다. 북한은 122mm·152mm 포탄과 KN-23 탄도미사일을 '바겐세일'하듯 넘기며 현금뿐 아니라 정제유와 식량을 무제한으로 확보했다.
더 심각한 것은 정밀 부품의 유입이다.
북한은 그동안 서방의 감시망 때문에 확보하지 못했던 고성능 반도체, 자이로스코프, 정밀 센서 등을 러시아를 경유해 대량으로 들여오고 있다. 이는 북한 미사일의 '정밀도'를 비약적으로 높이는 결과로 이어진다. 과거 '지도 위 점'을 때리던 북한 미사일이 이제는 '창문'을 조준할 수 있는 수준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러시아가 넘긴 치명적인 '전략 물자.... 잠수함과 위성'
국내 군사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전략적 반대급부'다.
주은식 한국전략문제연구소장 (예 준장, 기갑)은 "우크라이나군의 쿠르스크 기습 함락 이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급박함 때문에 그간 금기시했던 '러시아 국방 핵심 군사 기술'의 빗장을 풀었다"고 17일 본지와의 취재에서 강조하며 다음과 같이 그 심각성을 밝혔다.
첫째는 수중 전력의 비대칭화다. 북한은 최근 로미오급 개량형인 '김군옥영웅함'을 선보였지만, 소음과 잠항 능력에서 한계를 보였다.
그러나 러시아의 원자력 추진 기관 소형화 기술과 저소음 스크류 설계도가 이전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만약 북한이 한 달 이상 수중에서 버티는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확보하게 된다면, 우리 군의 킬체인(Kill Chain)은 사실상 작동 불능 상태에 빠진다. 동해 심해에 숨어든 북한 잠수함이 SLBM을 발사할 때, 우리는 '어디서 쐈는지'조차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둘째는 우주 정찰 자산의 고도화다. 만리경 1호의 조악한 해상도는 러시아의 광학 렌즈 기술과 영상 처리 알고리즘을 만나 '실전용 정찰위성'으로 거듭나고 있다.
주소장은 "이제 평양의 지휘부는 우리 군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내려다보며 타격 시점을 조율할 수 있게 됐다"고 그 심각성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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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전은 데이터 전쟁이다. 북한군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서방의 에이태큼스(ATACMS)와 패트리어트 방공망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자국의 KN-23 미사일이 어떤 궤적에서 요격당하는지를 실시간으로 학습했다.
이는 단순한 정보 습득이 아니다.
대북한 전문가인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북한은 이미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요격 회피 기동(풀업 기동)을 최적화하고, 전자전 대응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소장은 "우리 해군의 KSS-III(도산안창호급)가 세계 최고 수준의 잠항 능력을 갖췄다 해도, 러시아의 실전 기술을 흡수한 북한의 대잠 초계망과 신형 어뢰 기술 앞에서는 새로운 위협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韓 안보, '새로운 게임'에 대비해야
결국 북·러 군사 밀착은 한국 안보 지형을 '우발적 충돌'에서 '계산된 비대칭 위협'의 시대로 강제 이주시켰다. 북한은 이제 돈과 기술, 그리고 경험까지 갖춘 위험한 도박꾼이 됐다.
주은식 소장은 다음과 같이 우리군의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먼저, LIG넥스원의 '청상어', '홍상어' 성능 개량을 가속화해 북한의 신형 잠수함을 초전에 무력화할 수 있는 수중 킬체인을 완성해야 한다.
또한, 삼성 SDS와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추진 중인 'K-타이탄' 프로젝트를 통해 AI 기반의 지능형 지휘 통제 체계를 조기에 전력화해야 한다.
북한이 러시아 기술로 '창'을 갈고 있다면, 우리는 AI와 빅데이터로 그 창이 어디를 겨누는지 미리 읽어내야 한다.
21조 원의 피의 대가는 북한의 낡은 군복을 최첨단 전투복으로 갈아입혔다.
이제 우리 군은 과거의 북한군이 아닌, 러시아의 기술과 실전 경험을 이식받은 '하이브리드 위협'과 싸울 준비를 해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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