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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 제조 AI 전환에 머리 맞댄 민관…삼성·SK·현대차 등 ‘가속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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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규 기자

승인 : 2025. 11. 10. 06:00

산업부, 제조 AI 얼라이언스 출범
2030년까지 100兆 부가가치 창출
대기업 투자 'AI 엔진' 본격 가동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의 그래픽카드(GPU) '지포스' 출시 25주년 행사에 참석해 있다. /공동취재
국내 제조업이 인공지능(AI) 전환이라는 거대한 변곡점에 서 있다. 공장 자동화와 데이터 분석을 넘어, 생산 전 과정을 스스로 판단하고 최적화하는 '스마트 제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민관 협력을 통한 '제조 AI 얼라이언스'로 산업 전반의 혁신 속도를 높이고, 기업들은 AI를 내재화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 국내 주요 제조기업들과 엔비디아의 협업이 급속히 확대되면서, 엔비디아가 제조 AI 전환의 든든한 '기술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다. 엔비디아는 전 세계적으로 부족 현상이 나타나는 GPU를 정부와 삼성전자, SK그룹, 현대차그룹 등 국내 4개 기업에 총 26만장을 우선 공급하기로 했다. 정부의 얼라이언스 구상에 민간의 AI 인프라까지 결합하면서, 한국 제조업의 'AI 엔진'이 본격 가동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9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 9월 정부는 1000개가 넘는 대표 기업들이 참여하는 제조 AI 얼라이언스를 출범시키고, 2030년까지 100조원 이상의 제조 AX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번 얼라이언스는 제조 AI와 피지컬 AI 등 10개 분야로 나뉘어 구성됐다. 업종별로 대표 제조기업, AI 개발사, 소재 기업, 연구기관 등이 참여해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구조다.

백은경 이화여대 인공지능대학원 교수는 "국내 AI는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가져야만 하는' 문제"라며 "해외 기업과 협업만 의존하게 되면 학습 데이터와 핵심 정보가 유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기업들 역시 자체적인 제조 역량 강화를 위해 AI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은 엔비디아와 5만개의 GPU를 탑재한 업계 최대 수준의 '반도체 AI 팩토리'를 구축해 AI 기반 제조 혁신을 실시한다. SK그룹도 엔비디아 GPU를 활용한 AI 팩토리를 설계한다. 이를 통해 반도체 연구 및 생산, 클라우드 인프라 발전을 목표로 하며, 이를 통해 디지털 트윈과 AI 에이전트 개발을 촉진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엔비디아와 'AI 기반 모빌리티'를 구동할 블랙웰 AI 팩토리를 구축한다. 5만개의 블랙웰 GPU를 탑재한 이 AI 팩토리는 자율주행차, 스마트 팩토리, 로보틱스 분야의 거대 모델들을 훈련하기 위한 것으로, 현대차의 AI 전환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중공업 분야 역시 AI를 통한 효율성·안전성 강화가 핵심 과제로 부상했는데, SK이노베이션은 설비 결함과 고장을 예측하는 'AI 비파괴 자동평가 솔루션'을 도입, 결함 탐지 정확도 95% 이상을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은 AI 탑재 용접로봇 개발을 추진 중이며, 포스코는 기존 공정에 AI를 접목한 '인텔리전트 제철소'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김선주 연세대 컴퓨터과학과 교수는 "현재의 AI 성능은 결국 데이터에 좌우된다"며 "양질의 대용량 데이터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제조 AI 성공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기업이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AI에 바로 적용하기 어려운 '로우 데이터' 형태"라며 "'AI Ready 데이터'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숙제"라고 덧붙였다.

유회준 카이스트 AI반도체대학원장은 "산업용 로봇이 고정돼 있던 과거와 달리 앞으로는 이동형, 가변형 로봇으로 진화해야 한다"며 "공정 자동화 전반에 AI를 접목하는 것이 제조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김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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