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본 한국인 삶… 정치발전 요구 높아져
지도자의 필요 자질 '경제번영·사회적 통합' 꼽아
국민 90% 스포츠·예술, 80% 과학기술에 자긍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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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2대 종합일간지 아시아투데이가 창간 20주년을 맞았다. 아시아투데이가 취재하고 보도해 온 20년 흐름에서 대한민국 사회와 국민들 의식은 어떻게 변모했을까. 일련의 사건들이 가져온 거대한 변화를 성균관대 한국종합사회조사(KGSS)가 조사했다.
특히 처음 공개되는 올해의 조사는 대한민국이 혼돈에 빠졌던 지난 4월 1일부터 6월 12일까지 진행됐다. 2024년 12월 3일의 계엄과 2025년 4월 4일의 탄핵, 그리고 6월 3일 제21대 대통령선거가 이어지는 와중의 국민들 의식이 고스란히 담겼다.
불안했던 4~6월 국민들은 '대통령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뭐라고 봤을까. 9일 KGSS에 따르면 가장 많았던 답변은 역시나 경제(12%)였다. 다음은 국민(9%), 리더십(9%) 순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국민은 국민의 삶과 목소리를 우선하는 애민의 자세를 의미한다. 이 외에도 청렴(6%), 정직(6%), 도덕성(6%) 등이 뒤를 이었고 소통(5%), 통합·화합(5%) 등의 응답도 다수 제시됐다.
요컨대 국민이 기대하는 지도자상은 경제적 번영과 사회적 통합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리더라고 볼 수 있다. 또 이 과정에서 도덕성과 애민정신이 바탕이 되길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들은 또 '한국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로 역시 경제(33%)와 정치(26%)를 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대목은 2016년부터 가장 높은 순위를 보여온 경제와 달리, 2023년 조사에서 9%에 불과했지만 26%로 치솟은 정치다. 계엄으로 국정공백이 발생한 상황에서의 조사 결과라, 일종의 시대상이라 할 만하다.
정치적 갈등과 사회분열에 대한 국민적 우려와 정치발전에 대한 요구가 확대된 것으로 KGSS는 분석했다.
또 우리나라 국민들이 대한민국의 가장 큰 자랑이라 여기는 분야는 스포츠(90%)와 예술·문학(89%)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가 처음 시작된 2003년은 '2002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이 4강 신화를 쓴 이듬해다. 1988년 올림픽 종합 4위부터, 2012년 5위, 2024년 8위 등 항상 수위에 이름을 올려왔고 피겨퀸 김연아와 축구레전드 손흥민·박지성 등 세계를 주름잡는 스포츠 스타들이 고된 국민들의 애환을 위로해 왔다.
예술과 문학에서의 성취는 2003년 61%에서 올해 89%로 치솟으며 국민 대다수가 국가적 자긍심을 갖고 있는 분야로 나타났다. 수치가 80%를 넘어선 2020년대 초반은 BTS가 빌보드 핫100차트 1위를 거머쥐는 등 팬데믹에 지친 전 세계인들의 열띤 사랑을 받으며 K-POP을 새롭게 정의하는 계기가 됐다.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의 전 세계 히트 1위, 작가 한강이 노벨문학상 트로피를 들어올린 2024년까지 그야말로 한류의 세계화가 본격화됐고,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다음으로 한국인이 긍지를 느낀 분야는 '과학기술(81%)'이다. 삼성과 SK 등이 세계 1위 자리를 꿰차고 있는 나노 공학의 집약체 '반도체', 가장 진보된 첨단 기술을 꾹꾹 눌러 담아 만들어내는 스마트폰과 각종 전자제품, 극소수의 국가만 가능한 원전과 해양플랜트, 세계 초고층빌딩을 척척 만들어 내는 건설까지 과학강국으로서의 위상이 높게 평가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보장제도(71%)는 2003년 가장 낮은 18%에서 시작해 극적으로 치솟아 2020년대 들어서도 자긍심이 70% 이상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잘 정착한 의료보험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세계에서의 정치적 영향력(39%)'에 대해선 대략 50%대를 꾸준히 유지해 왔지만 올해 급감했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패권 경쟁에서 양 사이에 낀 형세의 대한민국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올해 출범한 미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관세를 무기로 각국을 강하게 압박했고 이에 반발하는 중국까지, 한국은 두 강대국 사이에서 눈치게임을 벌이지 않을 수 없었다.
또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방식(67%)'에 대한 자긍심은 추세적으로 높아왔지만 올해 크게 쪼그라들었다. 계엄 등 올해 특히나 혼란스러운 정치적 상황이 이입된 결과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