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소비자물가 전년 동월比 2.4%↑
외국인 차익실현·해외투자 증가 심화
KDI, 자본수익 하락에 구조개혁 강조
세계기준 맞는 노동제도 필요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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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 외환시장 등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7일 야간거래에서 1460원을 돌파,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원화 약세는 미 관세협상 교착 때부터 지속돼 오다 최근 협상타결에도 외국인 차익실현과 외국인투자 대비 많은 민간의 해외투자로 인해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이 같은 상황에 올해 들어 1~2%대로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던 물가도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7.42(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하며 1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가계 체감물가인 생활물가지수는 2.5% 상승하며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상회했다.
이처럼 환율이 오르는 배경엔 먼저 코스피 시장에서의 외국인 차익 실현 등이 꼽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3∼7일) 외국인의 코스피 시장 순매도액은 7조2640억원으로 집계됐다. 주간 순매도액 기준 역대 최대 수치다. 경상수지 흑자에도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늘어남에 따라 외환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는 상황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국은행이 지난 5일 발간한 'BOK 이슈노트: 순대외자산 안정화 가능성 평가 및 시사점'에서는 해외투자 확대에 따른 순대외자산의 증가로 지속적인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순대외자산 증가는 대외 건전성 강화라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으나, 국내자본시장 투자기반 약화, 환율 약세 압력 지속, 글로벌 리스크 노출 확대 등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며 "따라서 국내 시장의 투자 매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제도적인 노력(기업가치 개선 → 국내 주식시장 활성화 → 해외투자 쏠림 완화 → 대외순자산 증가세 둔화)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일각에선 이처럼 고환율이 장기화할 경우 해외 자본투자를 통해 이익을 보는 계층과 근로소득이 중심이 된 계층 사이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국내 생산성 둔화가 국내 자본시장의 자본수익성 하락을 이끌고 경제성장률에 충격을 주고 있다며 구조개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우리가 고령화로 인한 생산성 감소를 겪은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경로를 따라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산업경쟁력을 강화할 투자 유인책과 함께 국내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외국인직접투자, 주식투자 등 국내 투자가 늘어나려면 기존 산업에 대한 경쟁력 구조조정과 함께 신산업 육성정책,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노동제도와 과세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에 기업투자를 늘리기 위해선 적극적인 산업 지원 정책으로 한국경제의 전망이 밝다는 (시그널)을 알려주면서 정치나 이념이 아닌 실용적 경제정책이 이어질 것이라는 신뢰가 뒤따라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