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기관 순매수 속 개인 차익실현
전문가 "반도체·조선 실적比 고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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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58.20포인트(1.48%)오른 3999.79로 개장해 101.24포인트(2.57%)오른 4042.83에 장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일 대비 19.62포인트(2.22%)오른 902.70에 장을 마쳤다.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와 관련해 미·중 무역협상과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코스피 상승세를 이끌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방한해 국내 조선소를 방문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조선주들의 급등세도 나타났다.
코스피 지수를 끌어올린 것은 국내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표 반도체주다. 삼성전자는 이날 개장 직후 10만원을 돌파하며 전일 대비 3.24% 오른 10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 주가가 10만원을 넘은 것은 2018년 5월 액면분할 이후 처음이다. SK하이닉스도 전일 대비 4.90% 오른 53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시장에선 외국인 투자자들의 '바이 코리아'가 이어졌다. 이날 외인과 기관은 각각 6480억원, 2340억원 순매수했고 개인만 8000억원 가까이 순매도하며 차익실현에 나선 모습이다.
조선주들의 상승세도 이어졌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전일 대비 각각 5.05%, 3.33% 상승했고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5.82%, 17.34% 급등했다. 이날 한화오션은 조선업 빅사이클(초호황기)에 따른 수주 증가로 인해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032% 증가했다고 밝혔다.
대형주들의 상승세가 코스피 지수를 견인했지만, 일각에선 반도체와 조선주의 과열양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6월 20일 3000지수를 돌파한 이후 약 4개월 만에 1000포인트가 뛰었다. 올 초에는 2400포인트도 안 되었는데, 올 초 대비 60%가 넘는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주요 20개국(G20)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이날 일본 증시의 대표 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가 장중 처음으로 5만선을 넘었으나 연초 대비 상승률은 25%대다. 코스피 지수 상승 배경에 반도체와 조선주 중심의 대형주 쏠림현상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내 증시가 반도체주에 너무 쏠려있는 부분이 있다"며 "코스피 지수가 3600 이후로 넘어가면서 기업들의 '미래 실적'까지 반영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코스피 상승세가 기업들의 탄탄한 실적을 기반한 것이 아닌 기대감을 반영한 측면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현재 시장에 유동성이 너무 많이 풀려있기 때문에 주식시장으로 몰리는 측면이 있고, 또 해외에 있던 주식 자금들이 국내로 들어오면서 지수를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3차 상법개정안 등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방향성은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갇힐 요인들을 없애줬다는 평가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전 교수도 "현재 지수나 반도체, 조선주가 과대평가 영역에 들어선 것 같다"면서 "AI(인공지능)혁명이 지속되면서 반도체 수요가 계속 늘어나겠지만 단기적으로 너무 많이 오르지 않았나 싶다. 조선주는 실적에 비해 과대평가 선상에 들어가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우리나라 기업들의 주주배당률이 상당히 낮은데, 정부가 제도적 보완을 하고 있는 부분은 맞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시장이 너무 빨리 반영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