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총 25일간 협상타결 노력
'MAX 얼라이언스' 출범 등 개편
"재계와 실질적 해결책 같이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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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 관료이자 기업인 출신답게 재계와 소통을 강화하며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로봇·반도체 등 첨단 제조업 중심의 'MAX 얼라이언스' 체계를 가동하며 미래 산업 경쟁력 강화와 구조 개편 등 산업 '새판 짜기'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관세 협상 총력전…25일을 미국서 보내
26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 7월 19일 취임한 김정관 장관은 이날부로 100일 맞았다. 그간의 행보는 한미 관세 협상에 집중됐다. 김 장관이 미국에 머문 기간만 약 25일로, 전체 4분의 1을 협상 현장에서 보낸 셈이다.
그는 취임 이틀 만에 방미길에 올라 본격적인 협상 바통을 이어받았다. 당시 미국이 예고한 상호 관세 부과 시점이 열흘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후 뉴욕에 이어 스코틀랜드까지 협상단 일정을 함께하며 타결 직전까지 총력전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한미 조선업 협력 방안이 담긴 '마스가 프로젝트'는 협상의 주요 레버리지로 작용했다.
김 장관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20번 정도는 미팅한 것 같다"며 당시 긴박했던 협상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현재는 후속 협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한국이 약속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방식과 현금 비중을 놓고 양국이 치열한 줄다리기를 벌이는 중이다.
김 장관은 지난 22일 미국에서 귀국한 지 이틀 만에 무박 3일 일정으로 다시 방미길에 올랐다. 귀국 직후엔 곧바로 국회 국정감사장에 출석해 협상 상황을 보고하기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국익에 맞는 방향으로 협상을 타결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관세 협상은 역사적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짜 성장' 시동…제조업 등 산업 재편
김정관 장관은 AI, 반도체, 로봇 등 미래 핵심 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산업 생태계 구축도 추진 중이다.
김 장관은 취임 일성으로 "우리 기업들이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연구개발(R&D) 지원 체계를 재설계하고, AI 반도체·휴머노이드 등 차세대 기술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고 전한 바 있다.
지난 8월에는 석유화학 산업의 자발적 사업 개편을 이끌어내기 위한 구조개편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한 제조업의 고질적 위기를 극복하고 인공지능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제조 AX 얼라이언스(M.AX 얼라이언스)'를 출범시켰다. 2028년까지 업종별 맞춤형 제조 AI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2030년까지 AI 팩토리를 현 26개에서 500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제조 AX 분야에서 100조원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게 목표다.
김 장관은 기획재정부 출신 관료이면서도 7년 가까이 기업 현장을 경험한 '관료와 기업가'를 아우르는 이력으로 주목받았다. 그런 만큼 취임 이후 재계와의 소통에도 적극 나섰다. 김 장관은 취임사에서 "기업인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외롭고 절박하다"며 "그들의 목소리에 진심으로 귀 기울이고, 작더라도 실질적인 해결책을 같이 마련하자"고 당부한 바 있다.
다만 기업 환경 전반을 둘러싼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최근 경영 부담을 높일 수 있는 상법·노조법 개정안이 잇따라 통과되면서, 후속 대응과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관세 협상이 가장 큰 현안인 만큼 김 장관의 일정은 여기에 대부분 집중됐다"며 "향후 상법 등 개정 법안에 대한 후속 대책 마련에도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