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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울수록 정면승부 장인화의 뚝심… 투자·협력으로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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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

승인 : 2025. 09. 17. 18:00

현금·자산 정리해 17조 유동성 확보
친환경·첨단소재·안전분야까지 확대
장기적 개선 위한 '121조 투자'도 가속
철강업 부진, 전기차 시장의 성장 정체, 미·중 관세 전쟁 등 대외 환경이 날로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선택한 돌파구는 더욱 적극적인 투자와 협력이다. 포스코그룹은 그룹 전반을 재점검하며 비주력 사업을 정리해 현금을 확보하는 한편, 신사업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철강뿐만 아니라 2차전지 소재, 청정에너지, 글로벌 공급망 협력으로 외연을 넓히고, 산업안전·재난대응 등 사회공헌형 사업까지 발걸음을 넓히는 모습이다. 포스코그룹은 최근 안전 관련 투자 예산도 별도로 확보하고, 자문서비스 및 컨설팅 관련 자회사를 설립했다.

특히 최근 알려진 HMM 인수 검토는 신사업 범위를 더욱 확장한 것으로 해석된다. LNG터미널 투자와 맞물려 해운업 진출까지 염두에 두는 만큼 더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다. 현재 포스코홀딩스의 2025년 상반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17조원에 달한다. 영업이익 현금흐름에 비해 투자 지출도 많았으나, 내부 사업 정리 및 유휴자산 매각으로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부채비율은 67% 수준으로, 향후 대규모 투자 집행에도 버틸 수 있는 재무 체력을 갖춘 상태다.

18일 장인화 회장은 한국-호주 경제협력위원장 자격으로 제44차 한-호 경제협력위원회 합동회의에 참석해 "산업과 안전 부문 전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는 처음으로 'AI 기반의 산업안전 및 재난대응'이 특별 의제로 상정돼 새로운 협력 모델을 모색했다. 이는 기존의 자원·에너지 중심 의제에서 안전·재난 대응까지 협력 범위를 확장한 것으로, 양국 간 협력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다.

합동회의에서는 또 호주 리튬 광석을 활용해 수산화리튬을 생산하는 합작사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이 대표적인 협력 사례로 소개됐다. 여기에 더해 포스코가 호주에 설립한 첫 해외 자원전문 연구소인 '호주핵심자원연구소'의 활동도 공유됐다. 장 회장은 "양국이 함께 구축한 안정적 공급망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불확실성을 이겨낼 수 있는 토대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호주에서의 투자·협력 확대는 포스코그룹이 기존 철강 중심의 사업구조를 넘어, 친환경·첨단소재와 글로벌 공급망 중심의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과정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장 회장은 지난해 10월 대대적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그룹 체질개선을 선포했다. 투자 분야는 친환경 해운·물류, 2차전지 소재, 철강(수소환원제철 포함) 등으로, 2030년까지 약 121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룹 투자를 총괄하는 포스코홀딩스는 현재 현금 및 현금성자산,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해 약 17조원가량 보유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자본적지출은 2조1436억원 수준으로 최근 투자 비용이 늘면서 잉여현금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자산도 매각하며 유동성을 확보했다.

최근에도 약 8조원의 투자를 진행 중이다. 일단 LNG 터미널 등 친환경 해운 인프라에 약 2조원, 2차전지 소재 부문에서는 자회사 유상증자를 포함해 약 2조원 가량을 투입했다.

철강 부문에서는 미국과 인도 등 글로벌 공급망에 참여하는 방향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우선 인도 제철소에 향후 5년간 최대 3조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또 현대차그룹과 손잡고 추진하는 미국 현지 제철소 설립에도 약 1조원을 투입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이와 별개로 수소환원 제철 기술 상용화를 위한 약 1조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다. 또 그룹 차원에서 안전 관리를 위한 예산을 별도로 책정, 이날 약 자산 총액 약 46억원 규모의 안전 관리 자문서비스 회사를 설립,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와 함께 HMM 인수를 비롯한 해운업 진출도 검토 중이다. 포스코그룹은 현재 사업구조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새 먹거리를 찾고 있는 단계로, 해운업 또한 검토 대상에 오른 것이다. 특히 최근 알래스카 LNG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대규모 LNG를 도입할 가능성도 점쳐지는 만큼 해운업 진출시 물류 및 수송 통합 관리 시너지를 기대하는 시각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만약 포스코그룹이 HMM을 인수할 경우 약 7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한다.

결국 이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기존 철강업 부진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그룹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승부수'로 풀이된다. 장 회장은 앞서 "포스코는 철강을 넘어 친환경·첨단소재 기업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적극적인 글로벌 투자와 협력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기존 사업에서 새 먹거리를 찾으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여러 사업들을 검토하고 있고, 이 중 시너지가 날 만한 사업을 추리는 상황"이라며 "여러 방향으로 신사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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