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충북 제천에 있는 '대성MDI 광산'에서 ICT 기술을 접목한 점보드릴의 천공작업 모습. /장예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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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노동에 의해서만 채굴했던 광산 산업이 이제는 드론 등 원격으로 발파 위치를 확인하거나 광물의 가치를 판단할 수 있게 됐다. 20명의 역할을 단 한 개의 장비가 수행하게 되면서 광산 산업의 생산성이 높아지는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4일 찾은 충북 제천 깊은 산속 '대성MDI 광산(갱내)'에서는 30톤(t) 이상 여러 대의 트럭들이 각각 맡은 작업지에서 천공부터 원석 운반 등 생산공정을 밟고 있었다. 굽이든 길을 한참 내려가다 보면 현재 채굴 중인 지하 11~12층이 보인다.
이곳에서는 '점보드릴'이 천공 작업, '굴삭기'가 부석제거, '로우더'가 원석 상차, '마인트럭'이 로우더로부터 원석을 받아 운반하고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엄우용 대성MDI 제천사업소 소장은 "한 개의 장비가 20명이 하는 일을 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대성MDI 광산은 점보드릴 등 총 21개의 현대화된 장비를 보유 중이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의 지원도 큰 도움이 됐다. 지난해 광해광업공단은 25개 광산에 총 41억원 규모로 현대화 개발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ICT 기술을 활용한 원격 천공(구멍 뚫기)도 가능해졌다. 과거엔 작업자들이 각도·길이 등을 짐작해서 직접 구멍을 뚫었다면, 지금은 컴퓨터 프로그램이 벽을 스캔해서 각도·길이·패턴을 분석하게 된다. 점보드릴 모니터에 분석된 데이터를 통한 46공의 좌표가 나타나고, 작업자가 조이스틱을 잡고 모니터에 보이는 좌표 위치로 이동하면, 2개의 드릴이 천공 작업을 수행하게 된다. 한 명의 작업자가 단 한 시간 만에 46공을 뚫을 수 있다. 3D 모델링 기술도 적용 중이다.
광물자원의 위치·부존량·품위 등 지질 정보를 3D 스캔 작업을 통해 3차원으로 그려낼 수 있다. 광맥 지도도 만들고 있다. 광산 관계자는 "채굴이 완료된 곳은 3D 측량기와 스캐너를 통해 시각화했다"며 "광맥을 유추하기 위해 여러 공의 시추를 통해 광맥의 형태를 그려나가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드론을 활용한 천공·발파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22년 국내 최초로 강원 영월에 위치한 아세아시멘트 광산(노천)에서 사용화된 '스마트 마이닝(해츠·HATS)'이다. 스마트 마이닝 사업은 지난해에만 13개 광산에 도입 중이다.
광해광업공단은 23억원을 투입해 이들의 스마트 마이닝 도입을 돕고 있다. 드론이 촬영한 3D 지형 데이터를 바탕으로 발파 위치와 깊이·높이를 자동으로 계산하고, 스마트 착암기가 천공 작업을 수행한다.
특히 드론은 발파된 현장을 촬영하면서 운석의 경제성도 분석해 준다. 광물자원의 가치를 판단해 주는 것이다. 안승근 아세아시멘트 자원개발팀 팀장은 "데이터를 쌓아서 경제성 등 운영상의 묘를 발견하게 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강조했다.
ICT 기술 접목을 통해 광물 자원의 생산성이 향상되고 있다. 인력 채용에 난항을 겪자 불가피하게 택했던 'ICT 기술 도입'이 오히려 생산성 향상이라는 결과물을 내고 있다.
실제 2023년 인당 2만500톤에 달하는 생산성은 2024년 2만700톤으로 소폭 상승했다. 이들의 목표는 경제성을 높여 경쟁력을 갖는 것이다. 특히 시멘트용 석회석은 톤당 3000~4000원대로 5000원이 채 되지 않는다.
엄우용 소장은 "지금보다 2배는 받았으면 좋겠다. 그래야 시설투자도 하면서 직원들의 안전도, 환경적으로도 관리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고 말했다. 안승근 팀장도 "스마트마이닝을 통해 낭비 없이 온전히 잘 캐서 효율성과 안전성, 그리고 경제성을 가진 결과물을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