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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22일 전언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20일(현지시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오염수 해양 방류 문제를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처리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사실은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들어가도 잘 알 수 있다. 지난 21일 올린 글을 통해 마자오쉬(馬朝旭) 외교부 부부장이 전날 미국 뉴욕에서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을 만나 오염수 방류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설명했다고 밝힌 바 있다.
마 부부장은 이외에 그로시 사무총장에게 "IAEA는 객관적이고 공정하면서 과학적인 태도로 후쿠시마 핵 오염수 문제를 책임 있게 처리해야 한다"면서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정당하고 합리적인 우려에 실질적인 행동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더불어 "일본 정부는 중국을 포함한 이웃 국가들과 일본 국민의 반대 목소리를 무시하고 기어코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오염수 해양 배출 계획을 추진했다"고 비난한 다음 "중국은 단호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그로시 사무총장은 "중국의 입장과 우려를 고도로 중시한다"고 전한 후 "IAEA는 오염수 처리에 중립적·객관적 입장을 견지할 것이다. 중국과 밀접한 소통과 협력을 유지하기를 원한다"고 답변했다.
중국은 일본 오염수를 '핵 오염수'라고 지칭하면서 과학적 근거에 기초하지 않은 배출이라는 날 선 비판을 이어오고 있다. 일본산 수산물 즉각 수입 금지라는 각종 후속 조치들도 취하고 있다.
이보다 앞서 마오닝(毛寧) 외교부 대변인은 21일의 정례 브리핑에서 한 일본 기자가 오염수 방류 이후 주중 일본 대사관에 40만통이 넘는 항의 전화가 걸려 왔다고 지적하자 바로 논점을 흐리지 말라고 맞받아쳤다. 그는 "일본 주재 중국 대사관과 영사관에 일본의 항의 전화가 쇄도해 정상적인 업무 진행을 심각하게 방해하고 있다"며 오히려 역공을 펼친 후 "사안의 초점을 돌리려 하지 말고 자신의 잘못된 행위를 감추려고 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현재 양국은 오염수 방류 문제와 관련, 한치도 물러서지 않는 강경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앞으로는 더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서울에서 열릴 것으로 기대되는 한·중·일 정상회의가 이로 인해 무산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베이징 외교가에서 나오는 것은 결코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