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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조폭은 달랐다”…SNS로 세력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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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준 기자

승인 : 2023. 09. 19. 17:14

SNS 통해 문구 공유하며 만남 가져
조직폭력 피의자 57.8% 30대 이하
수사 시작되자 범죄 흔적 지우기도
경기·충청 등 전국 폭력 조직 21곳에서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 출생) 조폭들이 모인 이른바 'MZ조폭'들이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해 세력을 확장한 사실이 드러났다.

'전국구 깡패가 되려면 인맥이 넓어야 한다'…페이스북에 문구 공유

19일 아시아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충남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지난 18일 MZ세대로 구성된 충남지역 조직폭력배 'A파' 조직원 32명과 2002년생 조폭 집단 '전국회' 일원 34명 등 66명을 특수상해 및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

눈에 띄는 점은 이들이 SNS를 이용해 연락 체계를 구축했다는 점이다. 전국회 조직원들은 '전국구 깡패가 되려면 인맥이 넓어야 한다'는 문구를 페이스북 등에 공유하며 지난해 12월 조직을 만든 뒤 한 달에 7차례 정도씩 모임을 이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MZ조폭의 세력 확장 문제는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지난 3월 13일부터 7월 12일까지 4개월에 걸쳐 조직폭력 범죄 특별 단속을 실시한 결과, 전체 피의자 1589명 중 30대 이하 연령층이 919명으로 57.8%를 차지했다.

또 경찰이 검거한 10대 조직폭력배는 지난해 210명으로 전년(98명)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증거 없잖아요"…흔적 지우는 MZ조폭, 수사 지연 원인으로

이처럼 연령대가 낮아진 조폭들이 활개를 치며 경찰도 수사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에 익숙한 MZ조폭이 자신들의 범행 흔적을 지우는 데 특화됐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가 시작되자 피의자들이 대화를 나눈 방에서 나가는 등 흔적을 지워 디지털 포렌식을 의뢰했다"라며 "휴대폰 자체를 없애버리는 등 증거를 인멸해 SNS상에서 이들이 어떤 내용을 공유했는지 문제를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돈을 벌 수 있다는 내용의 대화 기록이 있으나 지금 상황에서 정확하게 불법 범행을 주고 받은 사항은 없다"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온라인 도박사이트 등 기존 성매매·도박 범죄와 다른 유형의 범죄가 성행하며, 기성 조폭과 MZ조폭의 범행 흔적 지우기에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뚜렷한 예방책이 마련되지 않아 부담은 일선 경찰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컴퓨터에 익숙하지 못한 세대인 기성 조폭의 경우 한 사람이 모든 범행을 다 뒤집어쓰는 '꼬리 자르기'가 주요 수법이었다면 MZ조폭은 온라인으로 범행을 저지른 뒤 대화록 등 활동 기록을 지우려고 한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결국 (MZ조폭을 잡기 위해서는) 사이버 수사를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라며 "불법 콘텐츠가 게시판에 올라오는 포털에 대한 제재를 입법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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