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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 거부하자 美인터뷰 일방 취소한 이란 대통령 ‘파문’

히잡 거부하자 美인터뷰 일방 취소한 이란 대통령 ‘파문’

기사승인 2022. 09. 23.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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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AFP 연합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자신과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던 이란계 미국인 여기자의 복장을 이유로 일정을 거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란 측은 예정된 인터뷰 일방 취소에 대해 미국 방송 여기자가 머리 스카프(히잡)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댄 것으로 전해졌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케이블뉴스채널 CNN은 자사 앵커·기자이면서 이란계 미국인인 크리스티안 아만푸어를 내세워 전날 유엔총회를 계기로 뉴욕에서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인터뷰를 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인터뷰는 당일 라이시 대통령이 인터뷰 장소에 나타나지 않으면서 일방적으로 취소됐다. 아만푸어 기자가 인터뷰장에 도착하자 이란 측 인사가 그에게 라이시 대통령이 머리 스카프를 착용하라고 요구했다는 사실을 전했다. 하지만 아만푸어가 이를 거절했다는 이유다.

아만푸어 기자는 "여기는 뉴욕"이라며 "헤드 스카프와 관련한 법률이나 전통이 없다. 나는 1995년 이후 그들을 인터뷰했고 이란 안이나 밖에서 머리 스카프를 쓰라는 요청을 받은 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CNN)와 여성 언론인들을 대신해 (라이시 대통령의 요청을) 매우 정중하게 거절했다"고 덧붙였다.

이란 율법은 이란 내에서 모든 여성은 공공장소에서 머리를 가리고 꽉 끼지 않는 헐렁한 옷을 입어야 한다. 이 법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시행됐고 의무다.

마침 이란에서 히잡을 안 썼다는 이유로 20대 여성이 경찰에 끌려간 뒤 사망한 사건으로 전국적인 시위가 격화하는 가운데 이번 인터뷰 무산 소식이 전해져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이란 치안 당국은 시위대에 발포하면서 10대 소년을 비롯한 10명이 숨졌고 1000여명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들이 히잡을 불태우는 등 시위는 격화하고 있고 수도 테헤란까지 시위가 번지자 당국은 주요 도시의 인터넷 접속을 차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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