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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제조강국] 후판가격 오를까…철강업계 악재에 조선 3사 ‘긴장’

[흔들리는 제조강국] 후판가격 오를까…철강업계 악재에 조선 3사 ‘긴장’

기사승인 2022. 09. 22.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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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침수·파업 악재 겹치며
생산 차질 우려에 가격 협상 난기류
이달 주요 철강재 값 10% 이상 올라
장기화 대비 日 제철소와 협상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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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건조해 2020년 인도한 17만4000 입방미터급 LNG운반선/제공=현대중공업
오랜만에 수주 풍년을 맞은 '조선 빅3'가 선박용 후판 가격 상승 우려에 울상을 짓고 있다. 조선-철강업계의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이 한창인 가운데, 포스코 포항제철소 침수복구 장기화와 현대제철 노동조합의 파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조선업계는 톤당 후판 가격을 120만원 동결 또는 소폭 인하를 주장해왔지만, 철강업계는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 결국 교섭 불발…'조선업계 vs 철강 업계' 후판가격 협상 진행 변수
22일 산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는 포스코·현대제철 등 철강업계와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을 한달째 이어오고 있다.

조선업계와 철강업계는 매년 상·하반기에 2차례 후판 가격을 정해왔다. 후판은 선박 원가의 20%를 차지하는 만큼 조선사 수익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벌써 3~4년치 일감을 모두 수주한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으로선 이번 협상 결과에 따라 흑자전환 시기가 달라질 전망이다.

올해 하반기 협상은 글로벌 철강 가격이 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동결 혹은 가격 인하로 가닥이 잡혔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이달 초 침수피해를 입으면서 연말까지 정상가동이 불가능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제철지회의 파업 가능성이 커지면서 철강 가격 불안을 키우고 있다.

현대제철지회에 따르면 사측이 이날 16차 노사 교섭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현대제철에 파업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현대제철지회 네 곳(당진·인천·포항·당진하이스코)은 지난 19일 "사측이 16차 교섭에서 의미있는 답변을 내놓지 않으면 파업을 포함한 쟁의 행위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지회는 이미 노동중앙위원회로부터 쟁의권을 획득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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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관계자는 "회의가 이날 오후 2시에 예정돼있었는데 사측에서 참석했다는 보고가 없었다. 노조에서 자리를 지키다 빠져나와 파업을 포함한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제철 정규직 직원들로 구성된 지회뿐만 아니라 비정규직 노동조합 4000여 명도 오는 28일 공동파업, 상경 투쟁을 예고한 바 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정상 가동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현대제철까지 생산 차질이 예견된 셈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 주요 국내산 철강재값이 모두 상승했다. 열연강판 유통 가격은 톤(t)당 109만원으로 전주(99만 원) 대비 10% 이상 올랐고, 후판 가격은 95만원에서 109만 원, 스테인리스 열연은 400만원에서 420만 원까지 급등했다. 조선업계와 후판 가격 협상에도 최근 가격 상승폭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풀가동해 대응"…조선 3사 "사태 장기화 우려해 일본제철소와 협의 중"
포스코는 "조선소에 공급하는 후판의 20%를 포항제철소에서 생산해왔지만, 이 물량을 광양제철소에서 소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광양제철소를 100% 가동해 시장에 물량을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포항제철소 한 직원은 "이르면 11월 중순부터 침수됐던 라인들을 시험 가동에 돌입할 수 있을텐데 관건은 해외 부품 조달 시점"이라며 "유럽, 일본 등에서 부품이 언제 도착하느냐에 따라 정상화 시점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조선사들은 두 달치 이상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당분간 작업에는 무리가 없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해 신일본제철소 등과 협상에 돌입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신일본제철소가 하반기 운영을 멈추고 정비를 계획하고 있었지만, 한국 조선사들로부터 물량 주문이 늘어 정비 시기를 늦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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