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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이름에 관심없던 TSMC, 갑자기 3나노 ‘핀플렉스’ 네이밍

[취재후일담] 이름에 관심없던 TSMC, 갑자기 3나노 ‘핀플렉스’ 네이밍

기사승인 2022. 06. 2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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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가 지난 1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서 개최한 북미 기술 심포지엄 2022/ 사진=TSMC 링크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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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TSMC
세계 1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 TSMC가 공정기술에 이름을 붙여 눈길을 끕니다. 지난 1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서 열린 ‘북미 기술 심포지엄’에서 새로운 설계 기술 ‘핀플렉스(FinFlex)’를 공개한 것인데요. TSMC는 그동안 자체 기술에 대한 이름을 붙이지 않았는데 이례적인 발표였죠.

핀플렉스는 3나노미터(㎚, 10억분의 1m) 공정에 적용될 미세 전류 누설방지를 위한 설계 기술의 이름입니다. 반도체가 작아질수록 웨이퍼 위에 새겨넣는 회로의 선폭이 좁아지는데요. 공정에서 만드는 반도체는 회로의 선폭이 3㎚라는 의미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먼지 같은 회로에 전류가 흐르면서 여러 동작을 제어, 실행하는 겁니다. 반도체가 정확하게 작동하려면 전류의 흐름을 잘 제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나노는 삼성전자와 공정기술이 갈리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삼성전자는 완전히 새로운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기술에 도전장을 냈고요. 삼성전자는 GAA 기술을 선택하고 ‘MBC-펫’(FET) 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TSMC는 기존 5나노, 7나노, 10나노 이상 반도체에 쓰였던 핀펫 공정을 개선하기로 했습니다. 이번에 공개한 핀플렉스 기술이죠. 이 때문에 첨단 파운드리 시장의 승부처를 3나노 공정으로 보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TSMC가 핀플렉스라는 이름을 내세운 것도 삼성전자의 MBC-펫을 견제하기 위함으로 보입니다.

올해 1분기 TSMC는 세계 파운드리 시장 53.6%를 점유하며 삼성전자(16.3%)를 더 멀리 따돌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붙이던 이름까지 붙이며 견제구를 날린 것은 그만큼 TSMC가 삼성을 신경 쓰며 3나노 공정 도입에 공을 들이고 있기 때문으로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한편 삼성전자는 ‘기업간소비자(B2C)’ 사업에 익숙해서일까요? TSMC와 달리 반도체와 기술에 이름을 잘 붙이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미지센서는 ‘아이소셀’, 모바일 프로세서는 ‘엑시노스’로 불립니다. 갤럭시S22 스마트폰에 탑재된 야간 촬영 기술에는 ‘나이토 그라피’라는 이름을 붙였고요. 심지어 반도체 패키징 기술은 ‘H-큐브’라고 부릅니다. 양사의 태생적 차이가 네이밍에서도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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