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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 재판!] 빼돌린 추징금, 뒤늦은 소송…대법 “시한 지나 국가 추징 못해”

[오늘, 이 재판!] 빼돌린 추징금, 뒤늦은 소송…대법 “시한 지나 국가 추징 못해”

기사승인 2022. 06. 21.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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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법 위반 혐의 수사 받자 배우자에게 부동산 넘겨
소유권 이전 인지하고도 1년 지나서야 '사해행위 취소송'
"단기 제척기간 1년…기한내 소송했어야"…국가 패소 확정
대법원
대법원 전경/ 박성일 기자
1심에서 추징금 명령을 선고 받은 사람이 추징금 집행을 피하기 위해 배우자에게 미리 재산을 빼돌렸다고 해도, 국가가 이를 인지한 후 ‘단기 제척기간’(1년)이 지나면 소유권 이전을 취소하는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추징금에 대한 형사재판의 확정 판결 나오기 전이라도 국가는 사해행위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반면, 국가의 부당한 재산 추징을 방지하기 위해 1년 이내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는 의미의 판결이다.

21일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천대엽)는 대한민국이 A씨를 상대로 제기한 사해행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청구가 부적법하다며 각하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사해행위는 추징금 명령을 받은 채무자(피고)가 재산을 처분해 채권자(국가)의 추징금 집행을 방해하는 행위를 말한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2018년 11월 남편 B씨로부터 부동산을 증여 받아 소유권 이전을 했다. 그런데 B씨는 증여 6개월 전인 같은 해 5월께 관세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이후 기소된 B씨는 2019년 1월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고, 추징금 1억4200여만원을 명령 받았다.

이에 국가는 해당 부동산에 대한 추징보전을 청구했고, 법원은 같은 해 2월 15일 추징보전을 명령했다. 추징보전을 청구할 당시 국가는 이미 해당 부동산의 소유관계를 파악해 배우자 B씨에게 소유권이 넘어간 사실을 인식한 상태였다. 하지만 국가는 1년이 지난 2020년 2월 24일에야 “사해행위에 해당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 2심 재판 과정에서는 사해행위 이후 추징금 채권이 성립된 경우 적법한 단기 제척기간이 쟁점됐다. 통상 사해행위 취소소송의 단기 제척기간은 채권자가 취소 사유를 인지한 날로부터 1년이다.

해당 사건의 경우 국가가 사해행위 취소사유를 인지한 시점이 2019년 2월 15일이고, 이보다 1년이 지난 2020년 2월 24일 소송을 낸 만큼 통상의 단기 제척기간을 넘어선 것이다. 1, 2심도 이를 근거로 국가의 사해행위 취소소송이 부적법하다고 각하(항소기각) 판단했다.

대법원도 추징금, 세금 등의 집행과 관련된 사해행위 취소소송도 민법 406조 2항에 따라 1년의 단기 제척기간 내에 청구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채권자인 정부는 2019년 1월 28일 부동산이 피고 A씨에게 증여되는 등 취소 원인을 알았으므로, 그로부터 1년이 지난 뒤에 소송이 청구된 것은 부적법하다”고 설명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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