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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용컵에 300원 보증금…시민들 “취지 이해하나 반환 방식 불편”

1회용컵에 300원 보증금…시민들 “취지 이해하나 반환 방식 불편”

기사승인 2022. 01. 26.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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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부터 카페 등 매장 내 일회용품 다시 사용 금지
사진은 1월 6일 서울 시내 한 카페에서 일회용컵에 음료를 제공하는 모습./연합뉴스
환경부가 오는 6월 10일부터 커피 테이크아웃시 사용되는 1회용컵에 300원의 보증금을 부과하는 가운데, 이를 둘러싼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플라스틱 컵을 줄이고 재활용률을 늘려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금 또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보증금을 돌려받는 방식이 불편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26일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6월 10일부터 음료 가격에 1회용컵 1개당 300원의 자원순환보증금을 부과하는 ‘1회용컵 보증금제’가 시행된다. 대상은 스타벅스, 파리바게뜨, 맥도날드 등 전국 매장 수가 100개 이상인 프랜차이즈로 약 3만8000곳이 보증금제를 도입해야 한다.

예컨대 1회용 플라스틱컵 또는 종이컵에 커피를 주문할 경우 300원의 보증금을 더 내야 한다. 음료를 마신 후 브랜드와 관계없이 보증금제 적용 매장에 1회용컵을 돌려주면 현금이나 전용 애플리케이션으로 300원을 반환받을 수 있다. 길거리에 버려진 컵을 주워서 돌려줘도 300원을 받는다.

1회용컵 보증금제 시행을 앞두고 시민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우선 보증금만큼 커피 가격이 인상된 것처럼 느껴진다는 의견이 많았다. 서울시 서초구에 살고 있는 30대 직장인 A씨는 “스타벅스가 이번에 400원정도 가격을 올렸는데 여기에 300원을 추가 인상하는 것처럼 느껴져 커피 한잔치곤 가격이 많이 오른 것 같다”고 밝혔다. 최근 주요 커피 프랜차이즈에서 음료 가격을 줄줄이 인상하며 소비자가 체감하는 부담이 더 커졌다는 것이다.

특히 보증금 반환 방법이 어려운 점을 지적하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다수였다.

텀블러 사용을 생활화하고 있다는 직장인 B씨는 “환경에 대한 고민없이 1회용컵을 쓰는 사람들은 앱을 통해 보증금 받는 방법이 복잡할수록 귀찮다며 컵을 리턴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1회용컵 사용 부담을 늘리기보다는 텀블러 할인율을 키우는 등 다회용컵 이용을 유도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장 6월 10일부터 보증금제가 도입되는 현장에서도 보증금 반환이 현금이나 애플리케이션에 한정된다면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2년 넘게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에서 일하고 있다는 C씨는 “QR체크인과 같이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면 손님들이 복잡하다고 직원들에게 화부터 내는 경우가 정말 많다”며 “대부분 동전은 선호하지 않으니 앱으로 보증금을 받으려 할 텐데, 바쁜 와중에 손님에게 일일이 앱을 깔아줘야 하는 거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커피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점주 D씨도 보증금 도입에 대해 “한창 바쁜 6월부터 시행인데 우리같이 작은 곳에서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D씨는 “옆에 아파트 단지와 학교가 있어 아이들이나 어르신이 많이 오는데 그런 분들도 다 카드를 쓴다”며 “보증금을 잔돈으로 받는 건 싫어할 것이고 스마트폰 앱은 사용하기 어려워할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부는 제도 시행 전 여러 방향에서 불편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제도의 목적은 1회용컵 반환율을 높이고 재활용되도록 하는 것”이라며 “1회용컵 사용에 불편을 느껴 텀블러로 전환하시는 사람도 많지 않을까 싶은데 텀블러에 대한 인센티브를 늘려달라는 의견이 많아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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