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대우조선 인수 조건부 승인 문제 많아"
|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은 햇수로 3년째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태다. 현대중공업은 한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등에서 인수합병의 전초 단계인 기업결합 심사를 받고 있다. 기업결합 승인 대상 6개국 중 현재 총 3곳(카자흐스탄, 싱가포르, 중국)만이 인수를 승인했다. 기업결합 신고서는 2019년 7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됐지만 2년 6개월이 지나도록 지연되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 5월 양사의 기업 결합 심사에 대해 마무리 단계라고 밝혔지만 유럽연합에서의 기업 결합승인 여부가 변수로 꼽힌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현대중공업에 고부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독과점 문제 해소 방안을 기업 결합승인의 조건으로 제시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글로벌 조선 시장에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각각 수주 점유율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의 조선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세계 LNG선 시장 점유율은 60%를 넘는다. 유럽연합은 두 조선소가 인수 합병될 경우 독과점 상한선인 40%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승인을 유보하고 있다.
LNG 독과점 해소 방안으로는 △LNG 기술 타국·타사 이전 △대우조선해양 LNG 생산시설 축소 △기업합병 이후 현대중공업 일부 분리 매각 △LNG 시장 점유율 제한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의 인수합병을 위한 ‘조건부 승인’을 두고 문제점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업계 전문가는 “LNG 기술을 중국으로 이전할 경우 기술 유출은 국민 정서에 반하기 때문에 경우의 수가 될 수 없다”며 “국내 다른 조선소에 기술 이전을 한다 해도 LNG 신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
LNG선에 특화된 일부 업체를 제외한 국내 기자재 협력업체들도 인수합병에 따른 타격이 불가피하다. 대우조선해양이 매각될 경우 현대중공업으로 일감이 몰려 인력 구조조정과 기자재 업체의 줄도산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선주 입장에서는 지위가 불안한 대우조선보다 현대중공업에 수주 물량을 몰아주고 있는 실정이다.
대우조선 노조 관계자는 “대우조선 매각은 기자재 업체의 줄도산과 남해안 벨트 붕괴 등으로 귀결될 것”이라며 “정부는 국가 기간산업인 대우조선을 현대중공업 재벌에게 상납할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환원할 수 있는 정책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