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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법원, ‘모디 총리·재벌 아다니 유착 의혹’ 다큐 삭제 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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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6. 10. 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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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니 측 명예훼손 소송…유튜브·엑스·인스타에 내년 1월까지 게시 중단 조치
제작자 바티아 “진실은 내 편…최고위층 아픈 곳 건드렸다” 반발
공항 입찰 특혜 등 구자라트 시절부터 인연 추적
INDIA-ADANI/ <YONHAP NO-4789> (REUTERS)
억만장자 가우탐 아다니 아다니그룹 회장(왼쪽)이 지난해 10월 8일 인도 서부 라이가드 지역에서 열린 나비 뭄바이 국제공항 개항식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에게 기념패를 전달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인도 법원이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억만장자 가우탐 아다니 아다니그룹 회장의 정경유착 의혹을 다룬 온라인 다큐멘터리에 대해 삭제 명령을 내렸다. 그룹 주력 계열사인 아다니 엔터프라이즈가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조치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도 동부 콜카타 고등법원은 전날 밤 유튜브와 엑스(X·옛 트위터), 인스타그램 운영사인 메타플랫폼스에 해당 영상 관련 게시물을 내리라는 임시 명령을 내렸다. 삭제 대상은 이메일 서비스 '핫메일'의 공동창업자 사비르 바티아가 제작해 공개한 36분 분량의 다큐멘터리 '더 프렌드십 파일스(The Friendship Files)'다. 이 영상은 최근 며칠 사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수백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빠르게 확산했다. 법원은 내년 1월 31일까지 효력을 갖는 이번 임시 명령을 통해 각 플랫폼의 관련 게시물 여러 건을 삭제하도록 하고, 제작자 바티아에게는 영상 유포를 금지했다. 본안 심리는 내년 1월 재개될 예정이다.

아다니 엔터프라이즈는 소장에서 해당 영상이 허위 사실로 가득 차 있으며, 이로 인해 일부 투자자들의 문의가 빗발치는 등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법원 명령문에 따르면 회사 측은 정부 정책이나 대기업 경제력 집중에 대한 건설적 비판을 막으려는 의도는 아니라면서도, 바티아가 중요한 사실관계를 은폐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 역시 명령문에서 이 영상을 두고 "뉴스 보도나 공식 절차에 관한 기록이 아니라 극화된 서사"라고 판단했다.

미국에 거주 중인 바티아는 즉각 반발했다. 지난 1997년 핫메일을 마이크로소프트에 매각해 이름을 알린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아다니 측이 5억 루피(약 70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고 공개하며 "진실은 내 편"이라고 맞섰다. 이어 "이 다큐멘터리가 아다니 엔터프라이즈를 뒤흔들었고 최고위층의 아픈 곳을 건드렸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문제가 된 다큐멘터리는 과거 자료 화면을 바탕으로 모디 총리와 아다니 회장의 관계를 두 사람의 고향인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 시절부터 추적했다. 특히 2019년 인도 정부가 입찰 규정을 변경한 직후 아다니 측이 공항 6곳의 운영권을 따낸 과정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는 인도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가 줄곧 제기해 온 비판과 맥을 같이한다. 국민회의 등 야권은 모디 정부가 공항 운영 경험이 전무한 업체도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준을 완화해 아다니 측에 특혜를 줬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대해 인도 정부와 아다니그룹은 모든 절차가 적법하게 진행됐으며 어떠한 특혜도 없었다고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다.

영상을 둘러싼 압박은 법원 판결 이전부터 시작됐다. 모디 총리가 이끄는 집권 연합이 장악한 서부 마하라슈트라주 경찰은 지난 19일 바티아에게 영상 삭제 통지서를 보내 "근거 없는 심각한 의혹을 제기했다"고 경고했다. 평소 모디 총리를 비판해 온 지역 야당 지도자 라지 타커레이 역시 SNS에 해당 영상을 공유했다가 뭄바이 경찰청장의 요청을 받고 삭제한 바 있다.

그러나 야권 인사들은 이번 다큐멘터리가 그동안 야당이 제기해 온 정경유착 의혹을 고스란히 입증한다며 공유 움직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야당 소속 마후아 모이트라 의원은 법원의 삭제 명령이 내려진 26일 밤 자신의 SNS에 "지난 10월 11일에 영상을 올렸고 아직 내 타임라인에 남아 있으니 꼭 시청하라"며 여론전을 이어갔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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