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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우릴 중독시켜”…AI 의존 비판한 12세 호주 시인, 전국 시 경연대회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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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승인 : 2026. 10. 2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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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경연대회에 1분 30초 분량 자작 낭독시 출품
AI 활용 학습·현대인 고립·수자원 낭비 등 비판
AI 비판 자작시로 전국 대회 우승한 호주 소년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연합
호주에서 초등학교 6학년 남학생이 인공지능(AI)의 명암을 꼬집은 자작시로 전국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깊은 울림을 전했다.

26일 현지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호주 뉴캐슬 출신의 블레이크 매켄지(12)는 전날 밤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에서 열린 시 경연대회 ‘2026 호주 포에트리 슬램’ 전국 결선에서 청소년 부문 최고상을 수상했다.

이번 대회 결선에는 호주 전역 60개 도시에서 진행된 예선을 통과한 이들이 참가했다. 블레이크는 약 1분 30초 분량의 낭독시 한 편으로 현장 심사위원단과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전언이다.

그가 결선에서 선보인 작품의 제목은 ‘친애하는 챗GPT에게’였다. AI에 대한 지나친 의존으로 발생하는 사고력 저하와 시간 낭비 문제를 날카롭게 짚어냈다.

블레이크는 학생들이 교재를 읽지 않고 챗봇에 요약을 맡긴 후 확인하는 식으로 학습하는 현실을 꼬집으며 "요약본을 생성하고 읽는 시간에 차라리 책의 한 챕터를 직접 읽는 편이 낫다"고 지적했다.

그의 시선은 학업 영역을 넘어 현대인이 마주한 고립감으로 향했다. 시에서 '너는 우리를 중독시키고 절대 반박하지 않도록 설계됐지. 너와의 우정은 끝이 없는데, 왜 나는 여전히 외로울까'라는 구절을 통해 알고리즘의 공허함을 꼬집었다.

블레이크는 AI 가동에 수반되는 환경적 대가 역시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 지적했다. 시드니의 상·하수도 업체 시드니워터에 따르면 2035년까지 이 지역 데이터센터 냉각 등을 위해 매일 최대 2억5000만 리터의 물이 소모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같은 기간 수도 캔버라 전체 주민이 소비하는 식수량을 웃도는 규모다.

블레이크는 “우리가 AI를 더 쓸수록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하게 되고, 그만큼 더 많은 물이 낭비된다”며 “이 물은 결국 식수가 부족한 사람들에게 돌아갈 수 있는 소중한 자원이고 이런 기술 낭비는 완전히 불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블레이크는 이 시를 쓰는 과정에서 AI의 도움을 받지 않았으며, 평소에도 챗봇 사용을 피한다고 밝혔다. 한 심사위원은 “어리다고 해서 표를 준 것이 아니라, 시 자체가 경이로웠기 때문에 뽑았다”고 극찬했다.

올해 제22회를 맞은 이 대회 1차전에서 블레이크는 호주의 사회적 불평등, 인종차별, 원주민의 빼앗긴 땅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자작시 ‘내 나라를 사랑해’를 낭독해 결선에 올랐다.

청소년 부문 우승자인 블레이크는 성인 부문에서 자작시 ‘정치가 너를 가지고 놀고 있어’로 우승한 앨리스 스프링스 출신의 시인 비보르와 함께 2만 호주달러(약 1860만원)상당의 부상 패키지를 나눠 갖게 됐다.

두 시인은 추후 1년 동안 문학과 시 축제에 대표로 참석해 활동하게 된다. 블레이크는 호주에서, 비보르는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에서 활동할 계획이다.
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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