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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1층이 높아진다…필로티 높이는 건설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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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준 기자

승인 : 2026. 10. 27.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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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14~17m·여의도 15m 특화설계 적용
한강변 조망 개선…저층부 사생활 보호 초점
개방감·조망 개선효과에도 구조 보강비 부담
하이필로티 비교 및 적용단지
서울 주요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에서 아파트 저층부를 높게 띄우는 '하이필로티' 설계가 확산하고 있다. 건설사들이 기존 4m 안팎이던 필로티 높이를 최대 17m까지 높여 사생활 보호와 개방감 확보에 나서면서다. 한강변에서는 조망권 개선 효과까지 더해지며 하이필로티가 고급 주거단지를 가르는 차별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2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주요 재건축·재개발 현장에서 높이 7~17m 하이필로티 설계가 잇달아 제안되고 있다. 저층부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지상공간을 녹지와 보행로 등으로 활용해 단지 가치를 높이려는 취지다.

필로티는 건물 저층부를 벽 대신 기둥으로 지탱해 빈공간으로 만드는 구조다. 일반 아파트에서는 높이를 4m 안팎으로 설계하지만 하이필로티는 이를 크게 높여 주거공간과 지상을 완벽하게 분리한다. 외부 시선으로부터 저층가구를 보호하고 건물 아래공간을 산책로나 녹지·휴게시설로 활용하는 식이다.

주거동 아래로 시야가 트이면서 단지 전체에 개방감을 주는 효과도 있다. 건물 저층부가 지상공간을 가로막는 기존 구조와 달리 하이필로티는 녹지와 보행로를 연결해 공간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건설사들이 고급 주거단지 특화설계로 하이필로티를 적극 활용하는 배경이다.

한강변 정비사업지에서는 개방감과 함께 조망권 개선도 주요 설계요소로 꼽힌다. 한강과 가까워도 건물 배치와 방향, 층수, 동 사이 간격에 따라 조망여건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은 필로티 높이를 조정하는 동시에 주거동 수와 배치를 변경해 한강조망 가구를 늘리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2·5구역에 각각 높이 14m와 17m 하이필로티를 제안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압구정4구역에 15m 높이 하이필로티 설계를 내놨다. 두 건설사 모두 저층부 개방공간을 확보하고 주거동 배치를 조정해 조합원 전 가구 한강조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 재건축사업에도 최대 15m 높이 필로티가 도입될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계획상 21개였던 주거동을 18개로 줄이고 배치를 조정해 한강조망 가구를 기존 1616가구에서 2032가구로 늘릴 계획이다. 전체 2480가구 가운데 약 82%에 해당한다. 필로티와 주거동 재배치를 통해 조망권과 개방감을 개선하겠다는 구상이다.

성동구 성수2지구 재개발에서도 비슷한 설계가 제시됐다. DL이앤씨는 주거동 수를 줄이고 15m 높이 하이필로티를 적용해 단지 개방감을 높일 방안이다. 주거동 사이에는 폭 최대 160m 조망축을 확보할 방침이다. DL이앤씨가 제안한 'S급 한강조망' 가구는 1186가구로 조합원 가구수 1078가구보다 108가구 많다.

서초구 신반포19·25차 통합재건축 사업에서는 높이 10m 필로티 설계를 추진하고 있다. 전체 616가구 중 87%인 533가구에서 한강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 역시 높이 7m 필로티를 적용해 전체 2360가구 가운데 약 70%인 1652가구에서 한강조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필로티는 한강변에만 적용되는 설계는 아니다. 조망권과 관계없이 저층부 사생활 보호와 단지 개방감, 지상공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도입하는 사례도 있다.

GS건설은 경기 과천주공5단지 재건축사업인 '자이 더 헤리티지'에 높이 8.5m 하이필로티 설계를 적용했다. 저층부를 지상에서 높게 띄워 외부 시선을 차단하고 개방감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뒀다.

서울 서초구 서초그랑자이에는 전체 9개동 1층에 9m 높이 필로티가 적용됐다. GS건설은 건물 아래공간을 통해 단지 내 공원을 연결하고 녹지와 휴게시설을 조성했다. 입주민 이동 편의성을 높이면서 지상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한 사례로 꼽힌다.

다만 필로티 높이를 높이는 데는 제약이 따른다. 건축법상 필로티 자체에 최대 높이 제한은 없지만 건축물 최고 높이와 용도지역별 규제, 일조·경관 기준 등 각종 건축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건물 하부를 높이는 기둥으로 지탱하는 만큼 구조 안전성 확보도 중요하다.

공사비 부담 역시 고려해야 할 요소다. 필로티 높이와 구조 설계에 따라 기둥과 보 등 주요 구조체를 보강해야 할 수 있어서다. 이 과정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하면 조합원 분담금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결국 하이필로티 경쟁력은 높이 자체보다 공간활용과 주거환경 개선효과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건설사들도 단순히 필로티를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단지배치와 조경, 보행동선 등을 종합적으로 설계해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하이필로티는 기술적으로 구현하기 어렵지 않으면서도 저층부 개방감과 조망권을 개선하고 단지 고급화를 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주거환경과 상품성을 중시하는 수요가 늘면서 주변 건물이나 조경시설 등에 시야가 가리는 단지를 중심으로 적용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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