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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현대차그룹 AX 본궤도…진은숙 “AI 활용, 실질적 성과로 이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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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윤 기자

승인 : 2026. 10. 22.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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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통합·업무 표준화 기반
전사 인공지능 전환 체질 개선
조직·예산 운용 유연성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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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지난 21일 현대차 양재 본사에서 국내 기업 IT 리더와 미디어를 대상으로 기술 컨퍼런스 '소프티어 테크톡 오프데이 2026'을 개최하고, AX 추진 과정과 적용 성과, 향후 과제를 소개했다./김아윤 기자
진은숙 현대자동차·기아 ICT담당 사장이 인공지능 전환(AX)의 무게중심을 개인의 업무 효율화에서 기업 전체의 생산성 혁신으로 옮긴다고 강조했다. 데이터 통합과 IT 시스템 표준화를 기반으로 전사적인 인공지능(AI) 활용을 확대하는 동시에 조직 운영 방식까지 재편해 실질적인 사업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1일 현대차 양재 본사에서 국내 기업 IT 리더와 미디어를 대상으로 기술 컨퍼런스 '소프티어 테크톡 오프데이 2026'을 개최하고, AX 추진 과정과 적용 성과, 향후 과제를 소개했다. 진 사장은 이날 현대차그룹의 AX 추진 현황과 향후 전략을 공개했다.

그는 첫 번째 패널 토크인 'AI 여정을 위한 준비'를 직접 진행하며 "AI로 인한 개인의 생산성을 조직의 생산성으로 바꾸려면 조직이 유연하게 목표를 바꾸고 예산과 구성원을 이동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임직원에게 AI 도구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업무 프로세스와 의사결정 구조까지 바꾸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 데이터 통합·표준화로 AX 기반 구축…조직별 데이터 장벽 허문다
진 사장이 추진하는 AX 전략의 출발점은 데이터의 전사 자산화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각 조직에 분산돼 있던 데이터를 통합하고, 서로 다른 시스템에서도 동일한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 표준화 작업을 추진해왔다.

진 사장은 "제가 부임했을 때 CDO(최고데이터책임자) 조직은 있었지만 정작 데이터가 없었다"며 "데이터가 특정 조직의 소유물이 아니라 필요한 모든 사람이 활용할 수 있는 공통 자산이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모든 IT 시스템과 데이터의 관리 주체를 ICT 본부로 규정하고, 각 조직이 데이터를 공유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실질적인 이점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통합을 추진했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전 세계 약 1200만대의 커넥티드카에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있다. 축적된 차량 데이터는 약 140페타바이트(PB)에 달한다. 글로벌 수십 개 법인의 고객·품질·판매 데이터를 연결하는 7000여개 데이터 파이프라인도 구축했다.

진 사장은 데이터 확보뿐 아니라 표준화와 활용 체계 구축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데이터가 충분히 쌓여 있더라도 시스템별 식별 체계와 분류 기준이 다르면 AI가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신규 시스템에 표준 데이터 모델과 API 적용을 의무화하고, 기존 시스템은 업무 중요도와 투자 효과를 고려해 단계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두 번째 전략은 임직원들의 AI 활용 역량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2023년부터 사내 생성형 AI 플랫폼 'H Chat'을 운영하고 있다. 일반 직원용 채팅 서비스와 개발자를 위한 코딩 에이전트, 자체 AI 서비스 개발을 지원하는 API 등을 제공하고 있다.

진 사장은 이날 H Chat 등 AI 서비스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약 3만5000명 수준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비개발자도 자연어를 활용해 업무용 프로그램을 만드는 바이브 코딩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AI를 일부 전문 개발 조직의 도구로 한정하지 않고 전사 업무 혁신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당분간은 비용 통제보다 활용 경험 확대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진 사장은 AI 활용에 따른 토큰 비용 증가 문제에 대해 "지금 우리에게 더 중요한 가치는 전 직원이 빠르게 AI를 마음껏 사용하면서 AX 역량을 높이는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내년부터는 AI 사용량을 사업 성과와 연계해 관리할 계획이다. 단순히 AI를 많이 사용하는 직원에게 자원을 배분하기보다 실제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투자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현재도 주간 토큰 사용량 상위 10명을 대상으로 사용 패턴을 분석하고, 캐시 활용과 세션 관리 등 비용 최적화 방안을 개별적으로 안내하고 있다.

◇ 개인 업무 효율 넘어 전사 생산성 혁신…조직 운영 방식도 바꾼다
진 사장이 가장 중요하게 제시한 과제는 AI 활용으로 확보한 생산성을 기업 차원의 성과로 전환하는 것이다. 그는 "직원들이 AI를 활용해 일을 빨리 끝내는데 왜 여전히 바쁘고 일이 줄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개인의 업무 속도 향상만으로는 기업의 생산성 혁신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AI를 활용해 기존 프로젝트를 빠르게 완료하더라도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예산 확보와 부서 간 협업 조직 구성에 수개월이 걸린다면 확보한 업무 여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진 사장은 "중요한 것은 결국 조직의 유연함"이라며 "조직이 유연하게 목표를 바꾸고 예산을 바꾸고 구성원들을 이동시킬 수 있느냐가 AI로 인한 생산성을 조직의 생산성으로 바꿀 수 있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개별 업무 단위의 AI 활용을 넘어 여러 조직이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를 발굴하고, AI를 활용해 해결하는 전사 차원의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진 사장은 기업이 해결해야 할 문제를 먼저 명확히 정의하고 기술을 활용해 이를 해결하는 하향식(톱다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AI 도입 자체를 목표로 삼기보다 사업 현장의 문제 해결과 성과 창출을 우선하겠다는 전략이다.

진 사장은 기술과 시스템을 갖추는 것만으로 AX가 완성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임직원들의 업무 경험과 지식이 조직의 데이터 자산으로 축적되는 문화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가장 큰 허들은 공유의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이 아니었나 생각한다"며 업무 결과뿐 아니라 문제 해결 과정과 시행착오까지 조직의 자산으로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전사 AI 역량 강화를 위한 인증 제도도 도입할 예정이다. 내년 3월 시범 운영을 시작해 하반기 본격 시행하는 것이 목표다. 진 사장은 "AI가 아닌 그 어떤 IT 기술에도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기반을 마련해 왔다"며 "이러한 일하는 방식과 조직문화가 뒷받침된다면 다음 기술 혁신의 파도도 잘 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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