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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은 한국에도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계 인물이 주요 정당의 정상에 올랐기 때문에 일본 정치의 변화를 읽을 만한 지점이다. 한일관계에는 분명 반가운 신호다. 하지만 정확히 짚어야 한다. 오카모토 대표는 외국인이 아니라 일본 국적을 가진 일본 정치인이다. 재일동포 출신이라는 점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그의 선택과 삶을 이해할 수 없게 된다. 이번 일의 의미는 한국계라는 뿌리와 일본인이라는 국적이 한 사람 안에서 충돌하지 않고 공존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이 문제를 놓고 자민당의 40대 초반 일본 정치인과 대화를 나눴다. 나는 오카모토 대표가 출신을 공개하면 당 대표직을 수행하는 데 불이익이 생기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이 젊은 정치인은 문제될 이유가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 오카모토 대표가 일본 국적을 선택하고 귀화했는데 왜 출신을 문제삼느냐는 이야기였다. 일본이 아직도 지극히 폐쇄적이라고 생각하던 나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일본인 사이에 인식차가 있었던 셈이다.
물론 한 일본정치인의 답변을 일본 전체의 생각으로 넓힐 수는 없다. 오카모토 대표 자신도 국적을 둘러싼 인터넷 비방 때문에 출신을 아예 공개했다고 밝혔다. 일본에서 편견이 전혀 사라졌다고 볼 수는 없다. 우리가 주목할 것은 일본 정치가 어떤 사람을 중용하느냐다. 오카모토는 금융회사 골드만삭스에서 일했다. 2012년 중의원에 처음 당선됐고 이후 여섯 차례 뽑혔다. 그를 평가할 자료는 충분히 있다. 경제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 국민의 삶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당을 어디로 이끌 것인가. 일본 국민들은 이런 점을 보고 있고 충분히 고려해서 오카모토 대표를 선출했다.
한국에서도 그의 등장을 한민족 혈통의 성취로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한국계 당대표가 나왔으니 한국 편을 들 것이라는 기대도 부질없는 희망사항이다. 그는 일본 유권자에게 책임지는 정치인이다. 그가 한국 정부와 다른 주장을 할 수도 있다. 출신으로 그의 정치를 재단해서는 안 된다.
그가 한일관계에 주는 좋은 신호는 한국에 뿌리를 둔 사람이 일본 정치의 책임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는 장래에 일본 총리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일본을 하나의 얼굴로만 보는 습관도 버려야 한다. 일본은 선진국인만큼 다양한 입장이 존재한다. 한국과 관련해서도 비둘기파도 있고 매파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런 일본 내부 입장 차와 역관계를 정밀하게 파악하고 그 관계를 이용하면서 접근해야 한다.
앞서도 말했듯이 한 정치인이 한국계라는 사실을 밝혔다고 해서 '한일 역사 갈등'이 저절로 풀리지는 않는다. 그러나 상대를 이해할 통로가 늘어나는 것은 분명하다. 서로의 뿌리를 적대시하지 않는 정치가 확장될수록 한일관계도 갈등을 견딜 내성을 갖게 된다.
한국에게도 역시 같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 다른 나라 출신으로 한국에 귀화한 인물이 주요 정당을 이끈다면 무엇부터 볼 것인가? 조상의 국적인가? 그 사람의 능력과 책임인가? 일본 정계에서 오카모토가 등장했다고 반기는 만큼 한국정계에도 같은 잣대를 적용할 수 있나? 또 과연 한국은 외국 출신으로 귀화한 사람이 정당 대표가 될 수 있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