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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식탁에서 우유팩 옆면의 광고를 보고 무릎을 쳤다. 가끔 사 마시는 돗토리현의 시로바라 우유였다. 돗토리현과 위탁가정 지원센터 '이로하'의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아이를 맡아 돌볼 위탁부모를 모집하는 광고였다.
"단기간 맡아도 OK, 육아 경험이 없어도 OK, 맞벌이여도 OK." 문구는 간결했다. 위탁부모가 되려면 육아 경험이 풍부하고, 부부 중 한 사람은 집에 있어야 하며, 한번 맡으면 평생 책임져야 할 것 같은 막연한 생각을 짚어주었다. 자신의 형편에서도 가능한지 한번 알아보라는 권유가 편안하게 다가왔다.
우유팩에는 대개 원유의 산지나 영양성분, 제품의 장점이 적힌다. 매일 읽힐 수 있는 그 지면을 지역사회의 아이들을 위해 쓴다는 점이 반가웠다. 아동복지에 관심이 있어야 찾아보게 되는 정보를, 우유를 사 온 가정이라면 누구나 식탁에서 접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가정위탁은 부모와 함께 살기 어려운 아이를 다른 가정에서 일정 기간 보호하고 양육하는 제도다. 입양과는 구별되며, 친부모의 양육 여건이 회복되면 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 부모의 질병이나 가정의 위기가 아이의 불안정한 생활로 이어지지 않도록 사회가 돌봄을 나누는 방식이다.
일본 어린이가정청에 따르면 2025년 3월 말 위탁가정에서 생활하는 아동은 6637명이다. 같은 시점 아동양호시설과 영아시설에서 생활하는 아이는 모두 2만3761명이다. 시설과 가정이 각각 필요한 역할을 하더라도, 아이의 상황에 맞는 보호가 이뤄지려면 아이를 맞이할 가정이 충분해야 한다.
한국에서도 참여의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24년 말 위탁보호 아동은 9355명이다. 이 가운데 친인척에 의한 일반가정위탁으로 보호받는 아동은 8090명으로 전체의 86.5%를 차지한다. 친족이 맡아온 돌봄의 역할은 크다. 혈연관계가 없는 가정의 참여도 늘어나야 친족의 보호를 받기 어려운 아이에게 많은 기회가 생긴다.
그 과정에서 넘어야 할 것이 주변의 시선이다. 한국에서는 "어딜 남의 자식을 키워?"라는 문구를 내건 가정위탁 광고가 2024년 대한민국광고대상 공익광고 부문 금상을 받았다. 실제 위탁부모들이 들었던 말을 통해 편견을 드러낸 광고였다. 주변을 설득하는 수고까지 감당해야 한다면 참여를 결심하기는 더 어려워진다.
편견을 지적하는 노력과 함께 제도를 익숙하게 만드는 일도 중요하다. 관심이 없던 사람이 설명회나 자료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우유팩은 가족이 함께 앉은 식탁에 놓인다. 우유를 따르다가 짧은 기간 맡는 것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우리 집에서는 어떨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당장 신청하지 않더라도 낯설었던 제도를 알아가는 계기는 된다.
광고의 'OK' 뒤에는 이를 뒷받침할 제도가 있어야 한다. 교육과 심사를 거쳐 아이에게 적합한 가정인지 살펴야 하고, 위탁 이후에도 상담과 경제적 지원이 이어져야 한다. 아이를 돌보려는 뜻이 실천으로 이어지려면 공공의 책임이 함께해야 한다. 모든 과정에서 아이의 안전과 의사가 우선돼야 한다.
직접 아이를 맡기 어려워도 위탁가정을 이해하고 응원할 수 있다. 학교와 이웃이 자연스럽게 받아주는 것 역시 아이에게는 도움이 된다. 생활 속에서 자주 접할수록 위탁양육을 유별나게 여기는 시선도 줄어들 것이다. 기업의 제품 포장처럼 사람들과 자주 만나는 공간을 활용할 이유다.
저출생을 걱정하는 사회라면 이미 태어난 아이들이 어떻게 자라는지도 그만큼 살펴야 한다. 부모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아이의 생활을 지켜주는 일에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거창한 결심에 앞서 그런 방법이 있다는 사실부터 널리 알려졌으면 한다. 한국의 아침 식탁에서도 이런 광고를 자주 만났으면 좋겠다.
/송원서 일본 슈메이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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