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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난 외로움’ ‘마이 마더’ ‘빵과 책’…아카데미 향할 작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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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 기자

승인 : 2026. 10. 14.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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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막 앞둔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수상작에 관심
13편 중 12편 프리미어…거장·신예 한 경쟁서 맞붙어
대상 수상작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출품 자격 획득
"예측 어렵지만 위상 높아져"
빵과 책
마지드 마지디 감독의 '빵과 책' 스틸/BIFF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경쟁부문 시상인 '부산 어워드' 대상의 주인공은 어떤 작품이 될까. 올해 대상 수상작에게는 미국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출품 자격이 주어지는 가운데 중국의 거장 감독 장이머우 심사위원장을 비롯한 7명의 심사위원은 15일 폐막식에서 대상을 비롯해 감독상·심사위원 특별상·배우상·예술공헌상 등 5개 부문 수상작을 결정한다.

올해 경쟁부문 출품작은 13편이다. 이 가운데 부산에서 처음 공개되는 작품이 12편이다. 지난해 경쟁작 14편 가운데 프리미어가 10편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신작을 부산에서 처음 선보이고 평가받는 흐름이 뚜렷해졌다고 볼 수 있다.

경쟁작들의 면면도 다양하다. 이란의 마지드 마지디 감독은 '빵과 책'으로 경쟁에 나섰다. 낮에는 교사, 밤에는 석유 밀수꾼으로 살아가는 남자를 통해 교육과 빈곤, 개인의 선의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사회구조의 문제를 들여다본다. 일본의 오키타 슈이치는 '사토코는 언제나', 대만의 리윈찬은 '평범하기 위하여'를 내놨다. 중국 구유 감독의 '처음 만난 외로움'은 아버지의 죽음 이후 남겨진 3대 여성의 상실과 외로움을 따라간다. 20분이 넘는 롱테이크와 산수화 같은 화면으로 사건보다 인물의 시간과 공간에 오래 머문다. 인도네시아의 에디 차효노 감독의 '마이 마더'는 한 여성의 삶을 따라가며 가족의 비극을 가부장제와 빈곤, 이주노동의 현실과 맞물려 바라본다.

이미 이름을 알린 감독들 중 첫 장편을 내놓은 '신예'들도 눈에 띈다. '힐롤'의 보티르 압두라흐마노프 감독, '실버 익스프레스'의 다나카 미키 감독, '긴긴밤'의 염규복 감독, '그날의 태주'의 임하연 감독이 장편 데뷔작으로 경쟁에 참여했다. '힐롤'은 남자아이처럼 길러진 여성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실버 익스프레스'는 무성애·무로맨틱 인물을 통해 사랑과 관계를 둘러싼 사회적 기준을 들여다본다. 한국에서는 여기에 김정훈 감독의 '면도'까지 더해 총 3편이 경쟁에 나섰다. '긴긴밤'은 경쟁작 가운데 유일한 애니메이션으로 실사 작품들과 나란히 심사를 받고, '면도'는 일상적인 행위인 면도를 불안과 폭력의 이미지로 바꾸며 장르영화의 색채를 드러낸다.

올해 BIFF가 아시아를 바라보는 범위도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일본이 4편으로 가장 많고 한국 3편, 인도네시아 관련 작품 2편에 이어 중국·대만·이란·우즈베키스탄 작품도 이름을 올렸다. 인도네시아의 '바다에 새겨진 이름'은 수하르토 독재 말기의 학생운동과 국가폭력을 다루고, 우즈베키스탄의 '힐롤'은 정체성의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우리가 아시아라고 하면 한·중·일에 초점이 맞춰질 때가 많은데 흔히 보기 힘든 인도네시아 영화도 있고 우즈베키스탄 영화가 들어 있는 것도 반갑다"며 "부산국제영화제가 아시아에서 갖는 위상은 과거에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경쟁부문이 이제 두 번째 해를 맞은 만큼 몇 해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봤다. 지난해 첫 시행 이후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출품 자격까지 확보한 점에 대해서는 아시아 영화들이 부산을 선택하는 데 긍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전 평론가는 장기적으로 부산 어워드의 범위를 더 넓혀야 한다고도 짚었다. 그는 "부산 어워드가 의미를 가지려면 부산국제영화제가 표방하는 '인터내셔널'이라는 이름에 맞게 경쟁부문 역시 국제적인 범위로 가야 한다"며 "더 노력해 좋은 프리미어 작품을 확보하고 경쟁의 범위를 아시아에서 세계로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태주
임하연 감독의 '그날의 태주'/BIFF
면도
김정훈 감독의 '면도'/BIFF
이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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