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숫자만 바꿔선 안 돼…임금·직무 개편 병행"
신입의 경력 사다리 살리고 사회적 대화 참여 확대
|
책 제목의 '아틀라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하늘을 떠받치는 형벌을 받은 인물이다. 김 교수는 노동시장을 떠받치면서도 보호는 덜 받고 위험과 불안정을 더 크게 감당하는 하청·비정규직·플랫폼 노동자 등을 여기에 빗댔다. 김 교수는 이들이 더 많은 부담을 떠안는 구조와 갈등의 비용이 배분되는 방식에 주목했다.
정년연장도 같은 관점에서 바라봤다. 고령자는 정년과 연금 수급 사이 소득공백 때문에 더 일하기를 원하고, 청년은 취업문이 더 좁아질 것을 걱정한다. 대기업·공공부문의 안정된 일자리를 떠나면 기존 경력과 임금을 인정받기 어려운 구조가 두 세대를 충돌하게 만든다는 진단이다. 김 교수는 "정년 문제의 본질은 세대갈등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라며 "정년이라는 숫자 하나만 바꿔선 안 된다"고 말했다.
해법으론 직무·임금·근로시간 조정과 계속고용 보장을 함께 추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나이만을 이유로 임금을 깎기보다 역할과 책임의 변화에 맞춰 조정하고, 기업도 재고용 기준과 절차를 투명하게 마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노동은 직무·임금·근로시간의 합리적인 조정을 수용하고, 기업은 계속고용의 기회와 공정한 절차를 보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년 전에 일자리를 떠나는 중소기업·비정규직 노동자에게는 재교육과 전직지원, 경력 인정이 필요하다고 봤다. 김 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이직이 추락이 되지 않게 하는 것"이라며 한 직장을 떠나도 다시 일할 수 있는 노동시장을 강조했다.
AI 전환에선 대량해고보다 신규채용 감소에 주목했다. 기존 인력을 유지하면서 채용부터 줄이면 청년의 진입 기회뿐 아니라 초급 업무를 통해 숙련을 쌓는 기회까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다. 그는 "AI가 그 업무부터 대체하면 청년은 일자리만 잃는 것이 아니라 경력을 시작할 기회를 잃는다"며 "첫 일자리가 사라지는 사회는 결국 이동의 사다리가 사라지는 사회"라고 말했다. 기업의 새로운 신입 직무 설계와 채용·훈련 투자, 정부의 AI 전환 지원과 청년채용·훈련 연계도 제안했다.
이런 변화의 비용을 누가 부담하는지 살피려면 사회적 대화의 참여 범위도 넓혀야 한다는 게 김 교수의 생각이다. 현재 일자리를 가진 사람뿐 아니라 앞으로 진입하려는 청년과 조직되지 않은 노동자의 이해도 결정에 반영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테이블에 없는 사람의 비용은 대개 계산에서 빠지기 쉽다"며 "사회적 대화는 아직 테이블에 들어오지 못한 사람들의 기회까지 함께 설계하는 대화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