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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 |
미국은 한국에 대한 경계적 시선을 의도적으로 내보이고 있다. 한국이 중국과의 관계를 지나치게 중시하면서 미국 요구에 충분히 호응하지 않는다는 시각에서다. 미 의회 일각에선 한국의 대(對)중국 외교와 반도체 투자를 문제 삼았다. 대놓고 공개적이다. 한국은 어느 편이냐고 따지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투자 협상에서 투자 방식과 수익성, 위험 부담을 놓고 이견이 드러났다. '상업적 합리성'을 따져야 한다는 한국과, 동맹국이라면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는 미국의 생각이 맞부딪치는 형국이다. 미 정치권은 쿠팡을 둘러싼 규제까지 이슈화하면서 통상·외교 갈등으로 압박 수준을 높이고 있다.
정보 분야에서 터진 논란은 더 민감하다. 주미 한국대사관에 파견될 국가정보원 직원의 비자 발급이 거부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정원은 개인 신상과 관련된 절차 문제로 늦어지는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이를테면 한미 정보협력과는 무관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정보기관 사이에 이런 잡음 발생 자체가 불신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이는 미 행정부가 의도적으로 보여주는 전형적인 불신 표시 방법이기도 하다. 국정원이 부인했지만, 이종석 국정원장의 방미가 거부됐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양국 사이에 정보기관장이 바뀌면 비밀리에 서로 방문하는 게 확고한 관행이다. 사실과 의혹은 구분해야 한다. 그렇다고 이런 일이 잇따르는 배경까지 외면할 수는 없다. 미국은 한국을 얼마나 믿고 있는가. 한국은 미국이 동맹을 이유로 요구하는 경제·안보 부담을 어디까지 받아들일 생각인가. 이런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개별 사건마다 해명만 반복해서는 불신이 풀리지 않는다. 해결에도 도움이 안 된다.
양국은 안보와 경제에서 이해를 공유하는 동맹국이다. 동맹을 떠받치는 신뢰에 금이 가면 국익에 해로울 수밖에 없다. 통상, 대중국 정책, 정보 분야에서 비슷한 마찰이 계속된다면 이는 우연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우리 정부가 할 일은 분명하다. 미국이 무엇을 우려하는지 정확히 듣고, 한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가 있다면 재조정해야 한다. 미국이 가장 중요시하는 대중국 관계 역시 한국 국익이라는 원칙 아래 세심히 조율해야 한다. 미국에 끌려가서도, 미국 우려를 가볍게 여겨서도 안 된다는 데 어려움이 있긴 하다. 필요한 것은 국내 여론만 겨냥한 구호가 아니다. 쌓이는 오해를 제때 풀고, 틀어진 부분은 바로잡는 외교와 정보기관 간 조율이 절실하다. 한미관계가 말 한마디에 무너지진 않겠지만, 쌓인 불신을 방치하면 어느 순간 회복하기 어려워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