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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만든 음악, 어디까지 ‘내 곡’인가…저작권 기준 찾는 가요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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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 기자

승인 : 2026. 09. 30.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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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효율 높인 AI, 창작 경계 흐려져…기여도 판단 기준 주목
AI 음악 확산에 창작자 역할 변화, 신탁·분배 기준 마련 논의
스크린샷 2026-09-29 190220
조선힙합 '마음의 숲' 유튜브
몇 줄의 문장을 입력하면 내가 듣고 싶은 노래 한 곡이 완성되는 '1인 프로듀서' 시대가 열렸다. AI(생성형 인공지능)가 음악 제작 현장에 빠르게 들어오면서 음악을 쉽게 만들 수 있게 됐지만 저작권을 둘러싼 질문도 커지고 있다. AI가 만든 멜로디를 사람이 고르고 손봤다면 어디까지 인간의 창작으로 볼 수 있을까.

현행 저작권 제도는 인간의 창작을 보호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저작물도 사람이 창의적으로 수정한 부분은 보호받을 수 있지만 어느 정도 개입해야 창작으로 인정할지에 대한 기준은 아직 없다.

음악계도 이 경계를 찾고 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음저협)는 지난달 인간이 작사·작곡·편곡에 실질적으로 참여한 AI 활용 음악의 신탁 등록을 허용했다가 22일 만에 철회했다. 이후 문화체육관광부가 AI 활용 음악의 저작권 신탁과 분배 기준을 논의하면서 관련 논의는 정부 차원으로 넘어갔다.

AI 활용 음악은 이미 국내 음원 차트에도 진입했다. '조선힙합'이 지난 5월 발표한 '마음의 숲'은 29일 기준 멜론 톱100에서 최고 89위, 일간 차트에서 99위를 기록했다. 조선힙합이 직접 가사를 쓰고 생성형 음악 AI 수노(SUNO)에 프롬프트를 입력해 작곡과 가창을 만든 곡이다.

제작 현장에서도 AI 활용은 늘고 있다. 직접 프로듀싱하거나 작사·작곡에 참여하는 가수와 제작자들이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거나 여러 멜로디와 편곡 방향을 비교하는 데 AI를 활용하는 식이다. 한 A&R 관계자는 "AI가 곡 전체를 대신 만들기보다 아이디어를 확인하거나 여러 방향을 비교하는 데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며 "작업 시간을 줄이고 짧은 시간 안에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AI는 작곡가의 창작을 돕는 도구가 됐고 창작자의 역할도 어떤 사운드를 구현할지 기획하고 방향을 잡는 쪽으로 달라지고 있다"며 "인간의 기획과 디렉팅을 어디까지 창작으로 인정할지 기준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AI를 활용하는 방식도 제각각이다. 사람이 가사와 멜로디를 만든 뒤 AI로 반주를 붙이거나 AI가 만든 멜로디를 골라 수정할 수 있다. 믹싱이나 마스터링에만 AI를 쓰기도 한다. 같은 AI 활용 음악이라도 사람이 맡은 역할은 다르다. 이 때문에 결과물보다 창작 과정을 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사람이 무엇을 직접 만들었고 AI를 어느 단계에서 썼는지, 결과물을 얼마나 수정·재구성했는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AI를 썼다는 사실보다 어느 단계에서 어떤 방식으로 활용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며 "창작자의 자진 신고와 작업 과정에 대한 증빙이 함께 마련돼야 실제 저작권 판단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요계는 AI 활용 여부를 확인할 기술도 준비하고 있다. 음저협을 비롯한 음악 관련 단체들은 AI 생성·활용 음악을 식별하기 위한 탐지 프로그램을 공동 도입하기로 했다. 창작자의 신고에만 의존하지 않고 실제 음원에서도 AI 활용 여부를 확인하려는 것이다.

저작권료 분배도 과제다. 인간이 만든 부분에 권리를 인정한다면 기여도를 어떻게 판단할지가 뒤따른다. AI 활용 음원이 빠르게 늘어날 경우 기존 분배 구조에 미칠 영향도 살펴봐야 한다. AI가 기존 음악을 학습하는 과정에서 원저작자의 권리를 어떻게 보호할지도 별도 쟁점이다. 기존 음악의 AI 학습 문제와 AI를 활용해 만든 결과물의 저작권 문제는 연결돼 있지만 같은 문제는 아니다. AI 활용 여부만으로 선을 긋기보다 창작자가 어떤 과정을 직접 수행했고 결과물에 얼마나 개입했는지를 확인할 기준이 필요하다.

박송아 대중문화평론가는 "핵심은 AI를 사용했는지보다 인간이 곡의 방향과 멜로디·가사·구성에 얼마나 실질적으로 개입했는지를 보는 데 있다"면서 "결과물을 얼마나 수정·재구성했는지, 작업 파일이나 수정 이력 등으로 그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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