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위원 전원의 동의를 얻어 가결된 안건이 정작 본회의에는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찬반이 팽팽했던 것도, 상임위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던 것도 아닌 정상적인 심사 절차를 거쳐 결론을 낸 안건이었다.
제408회 제1차 정례회에 부의된 '목포추모공원 화장장(승화원) 민간위탁 추진 동의안'은 소관 상임위를 통과했지만 지난 23일 제3차 본회의에는 오르지 못했다. 본회의를 앞두고 일부 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결국 안건은 상정되지 않았고, 이 과정에서 의원들 사이 고성까지 오가며 갈등이 그대로 드러났다.
물론 상임위 결정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심사 이후 새로운 문제가 확인됐다면 다시 따져볼 수 있고 다른 의원들이 그 판단에 반대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이견이 있다면 무엇이 잘못됐는지 본회의에서 밝히고 전체 의원들의 판단을 구한 뒤 표결 결과에 책임지는 것이 의회의 정상적인 모습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찬성도 반대도 아닌 '미상정'으로 결론 지어졌다.
더욱이 이 안건은 표결 끝에 가까스로 상임위를 통과한 것도 아닌, 소속 위원 모두가 찬성해 가결한 안건이다. 그런 결정이 본회의 직전 일부 의원들의 문제 제기로 멈췄다면 상임위 심사 이후 무엇이 달라졌고 어떤 중대한 문제가 새롭게 확인됐는지 시민들에게 설명하는 것이 최소한의 책임이다.
설명이 없다면 문제는 승화원 민간위탁 여부를 넘어 상임위원회 심사의 무게로 옮겨간다. 상임위원들이 자료를 검토하고 집행부를 상대로 질의한 뒤 내린 결정도 본회의 직전 정치적 조율에 따라 멈출 수 있다면 앞으로 다른 안건 역시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이번 일을 별다른 기준 없이 넘길 경우 '일부 의원이 문제를 제기하면 상임위 심사를 마친 안건도 본회의에 올리지 않을 수 있다'는 선례를 목포시의회 스스로 만드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이형완 의장의 역할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의원들 사이에 이견이 생겼을 때 이를 조정하고 의회가 정해진 절차에 따라 결론을 내도록 이끄는 것은 의장의 몫인 만큼, 상임위 심사를 마친 안건을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았다면 그 판단에 이르게 된 과정과 이유를 설명할 책임도 있다.
특히 의견이 첨예하게 맞설수록 각자의 주장을 충분히 듣고 정해진 절차에 따라 결론을 이끌어내는 것이 의장의 역할이라는 점에서, 이번처럼 본회의 상정 자체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 과연 갈등을 조정하는 적절한 방식이었는지는 되짚어볼 대목이다.
정의당과 진보당 목포시위원회도 이견이 있었다면 본회의에서 공개적인 토론과 표결을 거쳤어야 한다는 취지로 비판하며 미상정 경위와 향후 처리 과정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상정 보류를 요구한 측은 민간위탁안을 부결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수익구조와 향후 운영방안 등을 추가로 검토할 시간이 필요했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더 살펴봐야 했는지, 앞선 심사에서는 왜 그 문제가 충분히 다뤄지지 않았는지, 언제 어떤 절차를 거쳐 다시 판단할 것인지까지 밝히는 것이 순서다.
의회에서 의견이 갈리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서로 다른 주장을 공개적으로 토론하고 표결을 통해 결론을 내리는 것이 의회의 역할이지만, 이번에는 이미 심사를 마친 안건이 본회의에 올라가지 않으면서 의원 개개인의 찬반도 공식적인 표결로 남지 않게 됐고 시민들은 누가 어떤 이유로 찬성하거나 반대했는지 확인할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승화원 민간위탁안은 다시 논의하면 된다. 문제가 있다면 보완하고 동의할 수 없다면 본회의에서 부결하면 되지만, 정식 심사를 거친 안건조차 본회의에서 판단하지 않는 방식이 선례로 남는다면 앞으로 상임위원회의 결정을 어디까지 존중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마저 흔들릴 수 있다.
목포시의회가 이번에 설명해야 할 것은 단순히 승화원을 직영할 것인지 민간에 맡길 것인지가 아니다. 정상적인 심사를 거쳐 가결된 안건을 왜 본회의에서 판단조차 하지 않았는지, 그 과정에서 의장은 어떤 기준으로 의회를 조정했는지, 앞으로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면 어떤 원칙을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답이 필요하다.
의회가 스스로 만든 절차와 결정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시민에게 의회의 결정과 권위를 존중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어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