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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희대 대법원장이 22일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 |
이번 충돌은 헌법기관간 권한의 경계를 서로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의 문제에서 비롯된다. 우리 헌법 제104조 2항은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청과 국회 동의, 임명을 서로 다른 기관에 맡긴 것은 어느 한 기관이 대법관 인선을 독점하지 못하도록 하기위한 이른바 '삼권분립' 장치다. 따라서 대통령에게 임명권이 있다고 해서 대법원장의 제청과정까지 사실상 지휘할 수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대법원장의 제청권 역시 대통령과 국회의 권한을 배제하는 절대적 권한으로 해석하기도 어렵다.
특히 짚어야 할 대목은 청와대가 제청을 반려하고 재제청을 요구할 명시적인 헌법·법률상 절차가 없다는 점이다. 그동안 청와대와 대법원이 대법관 후보를 사전 협의해 온 것은 관행에 불과하다.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통령이 제청을 돌려보낼 수 있다는 규정은 아니다. 법적 근거와 절차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청와대가 재제청을 요구하고, 대법원장의 거부를 대통령 임명권 무력화라고 단정짓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그렇다고 대법원이 사법부 독립이라는 명분만 앞세워 밀어붙여서도 곤란하다. 대법관의 장기간 공석은 고스란히 국민의 신속하게 재판받을 권리의 침해로 이어진다. 양측 모두 자신의 권한만 앞세워 상대기관을 압박한다면 갈등은 장기화하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같은 충돌이 되풀이될 수 있다. 특히 사법부에 대한 정치권 압박이 관행이 되거나, 반대로 사법부가 제청권을 방패 삼아 외부와의 협의를 거부하는 선례를 남겨서는 안 된다. 권력분립은 기관 간 단절이 아니라, 서로 권한을 존중하면서 견제하는 질서여야 한다.
이 충돌은 힘겨루기가 아니라, 제도화로 풀어 나가야 한다. 청와대는 재제청 요구의 구체적 사유와 법적 근거를 분명히 하고, 대법원은 제청권의 독립성을 지키면서도 대통령 임명권의 취지를 인정해야 한다. 국회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제청·반려·재제청의 요건과 절차를 법률로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이재명 대통령 임기내 대법관 22명 임명을 앞두고 사법권 독립은 지켜져야 한다. 하지만 대통령 임명권도 존중돼야 마땅하다. 어느 한쪽의 권한이 다른 쪽을 압도하지 않도록 경계를 분명히 하는 입법적 보완이 시급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