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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팩 분리배출 14만4000동 의무화…회수율 목표·비용 ‘물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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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미 기자

승인 : 2026. 09. 21.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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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자율 시행 거쳐 내년 1월 본격화
최근 공개 통계상 재활용률 약 14% 그쳐
분담액·시설 규모 빠져…수거·선별망 확충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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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부터 전국 의무관리 대상 공동주택 약 14만4000동에 종이팩 별도 분리배출 체계가 의무화된다. 종이팩 재활용을 가로막아 온 배출 단계부터 손보겠다는 취지다. 다만 정부 계획에는 회수율 목표와 비용 분담액, 선별시설 확충 규모가 빠져 있다. 출발 시점은 정했지만 성과를 판단할 잣대와 이를 뒷받침할 재원은 아직 흐릿한 셈이다.

21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 달부터 300세대 이상 등 의무관리 대상 공동주택에서 종이팩 분리배출을 자율적으로 시행한 뒤 내년 1월부터 의무화한다. 이를 위해 '재활용가능자원의 분리수거 등에 관한 지침'을 개정하고 전용 수거함과 수거봉투 보급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날 서울우유·매일유업과 종이팩 제조사, 제지·재활용업계, 유관기관도 종이팩 재활용체계 개선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그 동안 종이팩은 고품질 천연펄프로 만들어져 화장지와 백판지 등의 원료로 활용할 수 있지만, 일반 폐지와 섞이면 선별 과정에서 잔재물로 빠져 소각되기 쉽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실제 지난해 서울시는 전국 종이팩 출고량 7만5847톤(t) 가운데 재활용량은 1만612t이라고 분석했다. 재활용률은 13.99%로 약 14%에 그친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배출 단계의 핵심을 종이팩 전체를 일반 폐지와 분리키로 했다. 내용물을 비우고 뚜껑과 빨대 등을 제거해 헹군 뒤 전용함에 배출하면, 수거 이후 선별업체가 일반팩과 멸균팩을 다시 구분하는 구조다. 또 이번 협약을 통해 생산부터 재활용제품 구매까지 연결하는 '닫힌 고리'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제품 생산자는 회수·선별·재활용 비용을 분담하고 재활용제품 구매를 확대한다. 종이팩 제조사는 재활용하기 쉬운 재질과 구조를 개발하고 광학선별기 설치 등 시설 고도화를 지원한다. 재활용업계는 선별과 재활용제품 생산을 맡는다.

문제는 역할과 방향만 나눴을 뿐 책임의 크기가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생산자가 얼마를 부담하고, 광학선별기를 몇 대 설치할지, 재활용제품을 얼마나 구매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 회수율과 재활용률을 언제까지 어느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목표도 없다. 준비기간도 짧다. 10월 자율 시행에서 내년 1월 의무화까지는 석 달뿐이다. 이 기간에 전국 14만4000동의 배출 공간과 수거 계약, 임시 보관, 운반·선별체계를 점검해야 하지만 자율 시행의 평가 기준과 의무화 이후 점검 방식도 제시되지 않았다.

현장에서는 이미 분리배출 이후가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6월 환경단체 주최 토론회에서는 공동주택 민간 수거업체의 참여 부족과 공공선별장 부족, 종이팩 재활용 실적을 따로 관리할 데이터 체계 부재 등이 걸림돌로 꼽혔다. 전문가들 역시 제도 안착을 위해 정부가 수거·운반·선별 단계별 비용과 지원 주체를 구체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편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종이팩 재활용체계가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리잡을수 있도록 종이팩 분리배출 체계 구축 등 제도적 기반 마련과 정책적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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