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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현실 반영하는 탄소감축 로드맵… ‘전환금융’ 기준 실효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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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영 기자

승인 : 2026. 09. 1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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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금융 시행 뒤 업종별 감축경로 마련
기업별 여건 고려해 전환경로 탄력 적용
금융권 자금 지원 판단 근거로 활용 예정
감축목표 실제 자금집행까지 이어질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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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고탄소 기업의 저탄소 전환에 돈부터 풀고 이를 가려낼 기준은 뒤늦게 만들고 있다. 산업통상부가 연말 내놓을 5대 다배출업종 감축로드맵마저 기업의 투자계획을 토대로 마련하기로 하면서 전환금융이 실제 감축보다 기업의 기존 사업을 뒷받침하는 자금으로 쓰일 우려도 나온다.

16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산업부는 철강·석유화학·정유·비금속·전자조립 등 5대 다배출업종의 감축로드맵을 연말 내놓고 현재 시행 중인 전환금융과 연계할 계획이다. 로드맵에는 2030·2035년 업종별 감축목표와 저탄소 전환전략, 핵심기술, 단·중·장기 추진계획이 담긴다.

전환금융은 로드맵보다 먼저 시행됐다. 정부는 지난 2월 고탄소 산업 전환에 자금을 공급하는 전환금융을 도입했고 실제 금융지원도 시작했다. 반면 전환금융과 연계해 기업별 전환계획에 활용할 산업부의 5대 업종별 로드맵은 아직 작성 중이다.

산업부의 로드맵은 정부가 업종별 전환경로를 먼저 정한 뒤 기업의 투자계획을 이에 맞추는 방식이 아니다. 기업들이 갖고 있는 투자계획을 토대로 업종별 로드맵을 만들고, 이를 통해 국가온실가스감축 목표(NDC)에 더 기여하도록 정부와 금융권이 유도하는 방향으로 작업하고 있다.

산업부 산업환경과 관계자는 "철강만 해도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여건이 달라 모든 기업에 같은 경로를 요구할 수 없다"며 "업계의 NDC 부담이 크다고 해서 로드맵이 강하게 수립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전환금융 도입 당시 고탄소 산업의 '현실적 녹색전환'을 지원하는 금융으로 제도의 성격을 규정했다. 기존 사업에 대한 일반적인 자금 공급과 달리 저탄소 전환에 필요한 투자를 지원해 고탄소 산업의 감축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산업부가 마련하는 업종별 로드맵은 기업의 전환계획 수립과 금융지원 과정에서 이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산업부의 업종별 로드맵을 기업 전환전략의 근거로 활용하는 방식에 대한 우려도 제기돼 왔다. 녹색전환연구소는 지난 2월 기업별 여건을 폭넓게 인정할 경우 실질적인 배출 감축과 산업구조 전환을 가려낼 기준이 불분명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산업부의 업종별 로드맵을 기업 전환전략의 기준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는 기후목표에 충분히 기여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총장은 산업부의 기업 친화적인 정책 성격상 이번 로드맵도 느슨하게 마련될 가능성을 지적했다. 금융기관이 이를 근거로 기업의 전환계획을 인정해 자금을 공급했다가 그린워싱 논란이 불거지면 금융기관도 부담을 떠안게 된다는 것이다. 이 사무총장은 "중요한 것은 온실가스를 얼마만큼 많이, 빨리 감축시킬 것인지"라며 "실제 전환을 이끌어내지 못한 채 금융만 집행되면 탄소고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연말 로드맵이 공개되면 산업부가 기업의 현실을 반영하기 위해 열어둔 전환경로가 실제 금융지원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도 구체화된다. 로드맵에 담긴 업종별 감축목표가 기업별 전환계획과 자금 집행 단계에서도 유지되는지가 향후 전환금융의 성과를 가를 전망이다.
정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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