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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의 우리들의 주거복지] ‘주거 서비스 국가’(The Housing Service State)로의 대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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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9. 16.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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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 한국주거복지포럼 상임대표
주거 서비스라는 용어조차도 생소하던 지난 2016년 관련 주거학자들과 함께 '한국주거서비스소사이어티(KHSS)'라는 단체를 창립, 주거 서비스라는 용어와 범위를 설정하고 제도와 정책 도입을 위한 각종 세미나를 개최한 지도 10년이 지났다. 그동안 초고령사회 진입과 더불어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돌봄, 생활 지원 등 주거 관련 서비스의 니즈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이를 지원할 돌봄법 등 법적·제도적 체계도 마련되고 있다. 사회적 인식 역시 날로 개선되어 아파트단지마다 입주민 서비스를 지원하는 커뮤니티 시설이 일반화되고 지방 행정조직에 42개의 주거복지센터가 들어서 거주자들의 물리적, 경제적, 정신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주거 코디네이터, 주거복지사 등 인력 역시 아직 초기 단계지만 양성을 위한 조직 체계가 갖춰지고 일선에서 이들의 역할이 크게 두드러지는 등 10년 만에 주거 서비스 분야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10년 전이나 현재나 주택공급에 모든 주체가 급급한 것은 아쉬운 점이다. 물론 시장과 가격 불안이 지속되면서 얼마나 많은 집을 지을 것인가가 화두일 수밖에 없는 답답함도 분명 존재한다. 110%에 달하는 주택보급률과 190만 가구(2024년 기준)에 달하는 공공임대주택 재고 물량에도 소득과 생활의 향상으로 고품질의 주택 수요가 지속해서 존재하는 데다 과소비 내지는 가수요가 만연한 현실을 감안하면 여전히 주택공급이 화두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더구나 전체의 45%에 달하는 주택이 1985년도 이전에 지어진 낡은 주택인 데다 지역적 수급불균형이 촉매제로 작용, 시장 불안을 반복적으로 유발하고 있는 것도 낡은 수치 제어식 주택공급정책을 유지하는 이유일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현시점에서는 주택 문제가 양적 문제에서 벗어나 삶의 질, 서비스로 대전환되고 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공급 이후까지 정책의 책임이 확정되고 있는 현실을 참작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 의미에서 '주거 서비스 국가(The Housing Service State)'의 선언은 의미가 크다. 이는 원로학자인 하성규 전 중앙대 부총장이 최근 개최된 KHSS 창립 1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처음 주창한 용어로 주거를 복지와 사회 인프라의 관점에서 재해석했다. 주택을 소유하는 자산에서 누리는 서비스(기본적 사회권)로 패러다임 축을 이동하고 국가는 부동산 시장 부양이 아닌 보편적 주거서비스 인프라 구축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주택을 단순한 하드웨어 공급만을 중시하는 정부 주도의 주택공급국가(Housing Provision State)에서 과감히 벗어나 돌봄, 의료, 기술, 커뮤니티가 융합된 민관협력체제의 주거서비스 국가로 대전환하고 이를 국가의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은 시사하는 바 자못 크다.

사실 기존의 복지국가 모델은 한계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에스핑 앤더슨(Esping-Andersen)의 복지체제론은 주거의 자산화와 탈상품화 개념의 충돌을 설명하지 못하는 결정적 결함이 드러났다. 현금 소득 보장에만 중점을 두고 주택을 시장 논리에 방치, 소득이 늘어도 주거비 폭등으로 삶의 질이 무너지는 현실이 생겨난 것이다. 아울러 개인이 집을 사서 노후를 책임지게 유도한 자산기반 복지 정책 역시 주택이 자산 형성 수단으로 변질되면서 초양극화와 주거 난민 양산, 청년 등 취약계층 소외 등 부작용이 속출한 상태다. 게다가 초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독거노인 급증, 고독사, 돌봄 공백 등 고립된 주거공간이 사회적 위험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 시설에 가두는 복지가 아닌 살던 집에서 늙어가게 두는 이른바 AIP(Ageing in Place)로의 전환 정책이 화급한 이유다.

바로 주거 서비스의 역할과 중요성이 여기에 있다. 주거권 보장과 주거 안정, 삶의 질 향상, 사회통합의 비전을 목표로 생애주기별 통합서비스체계를 구체화하는 작업이 우선되어야 한다. 주택과 환경, 안전을 키워드로 한 하드웨어에 건강, 돌봄, 생활이 결합한 소프트웨어를 더하고 정부와 시장, 그리고 지역이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오거닉 웨어(ORG WARE)가 통합적으로 실현되는 주거 서비스의 구현이 필수다. 서비스화에 이어 플랫폼화, 스마트화, 복지화, 친환경 등 5대 메가 트렌드로 발전하고 있는 서구의 진화 패턴을 감안하여, 한국형 주거서비스 산업의 발전 전략을 서둘러야 한다. 주거 서비스는 단순한 복지 보완책이 아니라 국민이 안정적으로 살고 연결되며 돌봄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국가의 핵심 기능임을 정부와 정치권이 선도적으로 인지할 때 비로소 집값을 주거 서비스가 결정하는 시대적 대변혁과 함께 주택시장 안정이 앞당겨질 것이다.

장용동 한국주거복지포럼 상임대표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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