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광복절 영부인 저격 사건 배후 추적
허진호 감독 "신념 지키고 진실 밝히려는 사람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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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개봉하는 허진호 감독의 신작 영화 '암살자(들)'은 이날의 영부인 저격 사건을 모티브로 한 미스터리 추적극이다. 허 감독이 10년 넘게 준비한 작품으로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8월의 크리스마스'로 한국 멜로 영화의 새로운 흐름을 만든 그가 본격적인 미스터리 장르의 작품에 도전한 것도 주목할 일이다.
영화는 당시 경축식 경호를 맡았던 형사 철구(유해진)와 동성일보 사회부장 재환(박해일), 신입 기자 영일(이민호)이 각자의 자리에서 사건을 다시 들여다본다. 최근 취재진과 만난 허 감독은 실제 사건을 다룬 만큼 방향을 잡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고 했다. 그는 "피해자들도 있었기 때문에 어떤 시선으로 바라봐야 할지가 굉장히 고민이었다"면서 "이 영화를 통해 사건을 해결하거나 결론을 내리는 방식으로 갈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추적극으로 출발한 영화는 현장에서 들린 총성의 수와 남겨진 탄흔, 문태광의 행적 등 발표 내용과 맞지 않는 대목들을 하나씩 쌓아간다. 철구와 기자들은 녹음된 연설을 다시 듣고 현장을 살피며 의문을 좇는다. 허 감독은 "총성과 탄환을 영화 안에서 정리하는 과정이 가장 어려웠다"면서 "어떤 총알을 포함하느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져 단순화시키는 데 굉장히 고생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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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세 주인공의 성격도 또렷하게 드러난다. 유해진은 국가와 조직을 믿고 살아온 형사 철구를, 박해일은 후배들과 함께 현장을 누비는 사회부장 재환을 연기한다. 이민호는 사건을 좇아 일본까지 건너가는 신입 기자 영일로 기존의 이미지와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허 감독은 이민호에 대해 "'파친코'에서 굉장히 인상적으로 봤다"면서 "좀 더 현실적인 연기를 했을 때 어떤 매력이 있을지 궁금했다"고 전했다.
세 배우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에는 익숙한 얼굴들이 힘을 보탠다. 문태광 역의 박정민을 비롯해 심은경·박해준·유연석·박성훈 등이 곳곳에 등장한다. 허 감독은 유명 배우들이 짧게 등장할 경우 인물보다 배우 자체가 먼저 보일 수 있다는 점을 고민하면서도 "한 번씩 나오더라도 인물들이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첫 모니터 시사 뒤에는 "배우 보는 맛이 있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양한 인물과 의혹이 얽히지만 영화는 사건의 배후를 하나로 특정하지 않는다. 허 감독은 "이런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저런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를 관객들이 계속 따라갈 수 있도록 만들었다"면서 "섣불리 '이거는 이거야'라고 이야기하지 않으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영화가 결국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했다"면서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 자기 신념을 지키고 진실을 밝히려고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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