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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아들 첩보’의 오류를 깨고 드러난 북한 세습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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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필현 국방전문기자

승인 : 2026. 09. 09.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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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도 인정했다, 김주애가 김정은 후계자인 확실한 이유
'왕세녀'인 김주애의 조기 공개와 북한식 세습의 전략
한국 정부와 안보 당국의 향후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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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25일 밤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노동당 제9차대회 기념 열병식 주석단 장면으로 김주애는 이날 김 위원장과 함께 주석단 중앙에 자리했고, 어머니 리설주는 주애의 옆(오른쪽)에 앉았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위대한 지도자 이미지와 후계 구도를 부각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 사진=로동신문
[특별대담] "김주애가 김정은의 후계자로 보아야 하는 이유"

대담: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겸 핵안보전략포럼 대표)
정부소장은 북한 정치 및 남북관계 분야의 국내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으로, 프랑스 파리10대학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오랜 기간 북한의 최고지도부, 당·군 관계, 후계 구도 및 핵전략을 정밀 분석해 왔으며, 불확실한 정황 첩보에 의존하던 기존 '2010년생 아들설'의 허구성을 선제적으로 입증하고 '김주애 후계 내정론'을 가장 체계적·과학적으로 제기해 온 대표적인 학자다.


△ 도입: 첩보의 오류를 깨고 드러난 북한 세습의 실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지 3년이 지나면서, 그 행보는 이제 '단순 동행'이라는 표현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단계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축함 취역식과 열병식 주석단 같은 국가적 의전 행사에서부터, 저격수보총을 직접 조준 사격하는 군사 훈련장, 그리고 반려동물상점·악기상점 같은 생활밀착형 현장까지?김주애가 등장하는 무대는 군사·정치·일상을 가리지 않고 넓어지고 있다. 최근 북한 매체가 공개한 사진들을 통해 그 궤적을 되짚어본다.


구필현 기자 (이하 구): 부소장님, 안녕하십니까. 최근 대북 정보 및 안보 분야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는 단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후계 구도입니다.

특히 그동안 정보당국과 일부 학계에서 완고하게 유지해 오던 '2010년생 첫째 아들 존재설'이 정보당국의 공식적인 판단 수정으로 사실상 파기되는 양상입니다. 그동안 부소장님께서는 불확실한 첩보에 기초한 '첫째 아들설'의 오류를 수차례 지적해 오셨는데, 최근 정보당국의 기류 변화와 관련해 어떤 견해를 갖고 계십니까?

정성장 부소장 (이하 정): 대단히 만시지탄(晩時之歎)이지만 천만다행한 일입니다.

정보당국이 오랫동안 집착해 온 '2010년생 아들설'은 사실상 실체가 없는 정황 첩보를 과다 해석한 전형적인 확증편향의 산물이었습니다. 당국이 뒤늦게나마 과거의 오류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현실적인 대북 평가로 돌아선 것은 한반도 정세 분석과 정보 정책 방향을 바로잡는 데 매우 의미가 큽니다.

이제는 "과연 여자아이가 후계자가 될 수 있겠는가"라는 1차원적인 음모론이나 의구심을 넘어, 김주애가 왜 김정은의 첫째 아이이자 유력한 후계 내정자인지 그 근거를 과학적이고 입체적으로 분석해야 할 때입니다.


1. '2010년생 첫째 아들설'의 허구성과 정보당국 오류의 본질

구: 사실 정보당국이 2010년생 아들의 존재를 의심치 않았던 가장 큰 근거는 해외 조달 채널을 통해 북한 서기실로 들어간 '남아용 기저귀와 고급 장난감' 관련 첩보였습니다. 부소장님께서는 일찍이 이 첩보 해석에 치명적인 허점이 있다고 간파하셨지요?

정: 그렇습니다. 2010년 당시의 시대적 맥락을 정확히 반추해 보아야 합니다. 2010년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생존해 있던 시기였습니다.
당시 로얄패밀리의 물품을 해외에서 조달하던 기관은 '김정은 서기실'이 아니라 '김정일 서기실'이었습니다. 김정일에게는 김정은 외에도 둘째 아들인 김정철이 있었고, 김영숙 등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들과 친척 자녀들이 다수 존재했습니다. 김정일 서기실이 들여온 남아용 기저귀나 장난감이 반드시 김정은의 자녀를 위한 것이라고 단정할 근거가 전혀 없었던 셈입니다.

더욱이 국정원은 2017년 2월 리설주의 셋째 출산에 대해서는 출생 시기까지 정확히 특정할 만큼 고도의 신뢰할 만한 정보를 확보했던 반면, 훨씬 더 주목받아야 할 '2010년생 장남'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이름이나 실체적 물증을 전혀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첩보의 수준이 극히 낮았다는 뜻입니다.

권영세 전 통일부 장관 역시 재임 시절 "첫째가 아들이라는 정황은 확실치 않으며 딸만 둘일 수도 있다"고 밝혔던 것처럼, 정부 내부에서도 이미 오판의 기류가 짙게 형성되어 있었고 최근 국정원의 판단 변경으로 그 종지부를 찍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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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김주애와 손을 맞잡고 평양의 새 아파트단지 준공식에 참석해 있다. 2월 27일 준공식으로 북한이 8차 당대회 기간 (2021~2026) '최중대 과업'으로 추진해온 '평양 5만세대' 주택 건설 사업이 마무리됐다. 당시 김주애가 주민들과 이례적으로 직접 스킨십을 하는 모습도 함께 보도되며 "후계 지위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는 대북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 사진=조선중앙통신
2. 리설주의 동선과 외부 인사들의 일관된 1차 증언

구: 정황 첩보의 허구성을 파헤친 것 외에도, 김주애가 2013년 1월경에 태어난 김정은의 첫째 아이라는 결정적 근거들은 리설주 여사의 공개 활동 및 외부 인사들의 증언에서 속속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 대목을 구체적으로 짚어주신다면요?

정: 첫째는 리설주의 공식 활동 기록입니다. 리설주는 2010년 9월 은하수관현악단 음악회에서 노래를 불렀고, 2010년 12월 31일 신년경축음악회, 2011년 2월 설명절음악회까지 가수로 왕성하게 활동했습니다. 만약 2010년에 아들을 출산하고 육아 중이었다면 그와 같은 빈번한 무대 활동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반면 2012년 10월 모란봉악단 공연 관람 당시 리설주는 만삭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고, 2013년 1월 모란봉악단 신년공연 이후 한동안 자취를 감추었다가 2월 16일 광명성절에 다시 등장했습니다. 이는 김주애가 2013년 1월경 태어났음을 완벽히 뒷받침합니다.

둘째는 김정은 일가를 직접 접촉한 서방 인사들의 일관된 증언입니다. 2013년 방북했던 미 프로농구(NBA) 출신 데니스 로드먼과 그의 매니저 크리스 볼로는 원산 별장에서 김정은 가족과 일주일간 지내며 갓난아기였던 딸 '주애(Ju-ae)'를 직접 안아보았다고 증언했습니다. 그들은 아들의 흔적이나 존재를 단 한 번도 보거나 듣지 못했습니다. 김정은의 스위스 유학 시절 친한 친구였던 조아오 미카엘로 역시 2012년 방북 때 김정은에게 직접 리설주의 임신 사실을 들었고, 2013년 딸을 낳았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아들에 관한 이야기는 전해 들은 바가 없다고 명확히 밝혔습니다.

구: 2018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도보다리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나누었던 대화 내용도 매우 정밀한 스모킹 건(Smoking Gun)으로 평가받고 있지 않습니까?

정: 매우 중요한 지적입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회고록에 따르면,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도보다리 산책 당시 김정은은 "나도 딸이 있는데, 딸 세대한테까지 핵을 머리에 이고 살게 할 수는 없지 않느냐"라고 직접 발언했습니다. 만약 김정은에게 대를 이을 2010년생 장남이나 남아 자녀가 존재했다면, 유교적 전통이 강한 북한 최고지도자의 입에서 "나도 자식이 있는데" 혹은 "나도 아들이 있는데"가 아닌 "나도 딸이 있는데"라는 표현이 나올 수가 없습니다. 이는 김주애와 그 동생(딸로 추정)을 포함해 자녀 구도가 딸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음을 반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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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야외 사격장에서 신형 저격수보총을 홀로 겨눠 방아쇠를 당기고 있다. 총구에서 화염과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발사 순간이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겼고, 앞쪽 거치대 위에는 실탄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북한 매체는 지난 2월 27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에서 열린 신형 저격수보총·무기증서 수여식 직후 이어진 야외 사격 시연에서, 김주애가 소총을 직접 조준 사격하는 이 단독사진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국정원과 전문가들은 이 장면을 김주애의 '독자적 군사 행보'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꼽고 있다. / 사진=로동신문
3. 국정원의 최신 보고와 '왕세녀' 후계 내정의 체제학적 배경

구: 9월 1일 국정원에서도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업무보고를 통해 김주애에 대해 "사실상 후계자 내정 단계"라고 공식 보고했습니다. 사격훈련 참관이나 신형 전차 조종 등 군사 분야를 중심으로 한 잦은 노출 역시 차기 지도자 각인을 위한 전략적 행보로 분석되었고, 연이어 "김정은·리설주 사이에는 아들이 없다"는 쪽으로 판단을 수정했는데요.

남존여비 사상이 뿌리 깊고 봉건적 가부장제 성격이 강한 북한 사회에서 여성인 김주애를 후계자로 내정하고 조기에 공개하는 이유에 대해 여전히 의문을 표하는 시각이 존재합니다.

김정은이 이토록 조기에 김주애를 전면에 대동하는 정치심리학적·체제학적 배경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정: 역설적이게도 북한 사회가 남존여비 관념이 강하기 때문에 조기 공개가 필수적이었던 것입니다. 북한은 수령의 백두혈통 순혈주의에 기반한 사실상의 '전제군주제' 국가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에게 대를 이을 아들이 없는 상황에서 권력을 물려줄 수 있는 유일하게 신뢰 가능한 대안은 딸 김주애뿐입니다. 문화적·사회적 보수성이 강한 북한 간부들과 주민들에게 아무런 대비 없이 여성 최고지도자를 맞이하게 한다면 체제적 충격과 거부감이 막대할 것입니다.

따라서 김정은은 김주애를 ICBM 시험발사 현장, 군수공장 시찰, 신형 전차 조종 및 사격훈련 참관 등 권력의 핵심인 '군부' 행사에 집중적으로 대동하고 있습니다. 군부의 확고한 충성맹세와 지지를 선제적으로 이끌어내는 동시에, 주민들에게 "김주애가 차기 최고지도자이자 4대 세습의 주역"임을 지속적으로 학습시키며 기정사실화하려는 치밀한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는 것입니다.

2011년 김정일 사망후 급작스럽게 권력을 승계받아 당혹감과 권력 기반 구축에 애를 먹었던 김정은 자신의 경험도 '조기 후계 수업'이라는 전략적 선택에 강력한 영향을 미쳤을 것입니다.


△ 마무리: 한국 정부와 안보 당국의 향후 과제

구: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결국 정보당국이 2010년생 아들 존재설이라는 오판의 굴레에서 벗어나 김주애의 '사실상 후계자 내정 단계'를 공식화함에 따라, 이제 우리의 대북 정보 수집과 한반도 안보 전략도 '김주애 후계 체제 구축'이라는 현실에 맞춰 근본적으로 전환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정: 맞습니다. 이제는 "김주애가 후계자인가 아닌가"라는 소모적인 1차원적 논쟁에 시간을 허비할 여유가 없습니다. 김주애는 이미 후계 내정자로서의 정치적 위상을 단단히 구축해 가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와 국방·안보 당국은 김주애의 성향과 통치 자질, 그녀를 둘러싼 당·군 지도부의 인적 면면, 그리고 향후 제9차 노동당 대회 등 주요 계기에서 이루어질 지위 공식화 단계 등을 한발 앞서 정밀하게 분석해야 합니다. 4대 세습이 한반도 안보 환경과 북한의 핵·미사일 정책에 미칠 파급효과에 대처하는 고차원적 안보 전략 수립이 시급합니다.

구: 김주애 후계자론의 실체와 향후 안보적 과제에 대해 명확하고 깊이 있는 진단을 내려주신 정성장 부소장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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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1일 김정은 위원장이 새해 첫날 당·정·군 주요 간부들을 대동하고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고 있다. 김주애가 금수산태양궁전을 공개적으로 참배한 것은 2022년 첫 등장 이후 이번이 처음이며, 통상 최고지도자가 서는 중심 자리를 10대인 딸에게 내준 파격적 의전으로 주목받았다. / 사진=조선중앙통신
△ 구필현 국방전문기자의 취재 후기: 첩보의 신화를 넘어 현실적 대북 전략으로

동북아 및 대북 국방안보 분야를 오랫동안 분석해온 전문기자로서, 정보당국의 정보 판단 기준이 지닌 파급력과 그 위험성을 수없이 목도해 왔다. 특히 해외 조달 창구의 단편적 첩보 하나에 의존해 십 수년간 유지되어 온 '김정은의 2010년생 장남 존재설'은 대북 후계 구도 분석을 가리는 가장 큰 장막이자 확증편향의 대표적 예시였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과의 대담은 단순히 '김주애라는 인물'을 논하는 자리가 아니었다. 불확실한 정황에 고집스럽게 집착하던 과거 대북 정보 분석의 오류를 교정하고, 1차 사료와 직접 증언, 그리고 체제학적 논리에 근거한 과학적 접근이 왜 중요한지를 재확인하는 정론의 장이었다.

국정원이 마침내 김주애에 대해 "사실상 후계자 내정 단계"임을 인정하고 아들 부재로 정보 판단을 수정한 최근의 동향은, 대북 안보 취재 라인에도 커다란 과제를 던져준다. 이제 언론과 정부, 군 당국 모두 "여자아이가 최고지도자가 될 수 있을까"라는 봉건적 질문을 넘어, 김주애가 이끌어갈 4대 세습 체제의 북한이 어떠한 안보적 위협과 변수를 몰고 올 것인지에 대비해야 한다. 이번 대담이 소모적인 후계자 논쟁을 끝내고 실질적인 한반도 안보 대책을 마련하는 정밀한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0909 정성장 부소장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겸 핵안보전략포럼 대표)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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