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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인사이트] SK하이닉스, 6월 30일의 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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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9. 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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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수준 (강원대 경영회계학부 교수)
채수준 (강원대 경영회계학부 교수)
SK하이닉스가 지난 7월 29일 내놓은 2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 79조3187억원에 영업이익 60조 5426억원, 그리고 순이익 93조9226억원. 순이익이 매출보다 크다. 순이익을 매출액으로 나눈 순이익률이 118%라는 것은 제조업체의 손익계산서에서는 보기 어려운 숫자이다. 답은 영업이익 아래쪽에 있다. 2분기 영업외손익이 62조원을 넘어서며 본업에서 번 60조원을 앞질렀다. 2018년 3조9000억원을 투자한 일본 키옥시아의 지분 가치가 폭등한 결과다. 2분기 중 키옥시아 주가는 2만410엔에서 11만2700엔까지 452% 뛰었고, 지분 매각 수익과 잔여 지분 평가이익을 합쳐 63조2700억원이 한 분기에 인식됐다.

두 개의 60조원은 성격이 전혀 다르다. 영업이익 60조원은 반도체를 만들어 팔아 번 돈이다. 다음 분기에도, 그다음 분기에도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영업외이익 62조원은 흔하지 않은 사건이고, 그중 50조원 안팎은 현금이 들어오지 않은 장부상 평가이익으로 추정된다. 회계학은 이 차이를 이익의 지속성(persistence)이라 부른다.

시장은 그 차이를 이미 알고 있다. 자본시장 연구가 수십 년간 일관되게 확인해 온 사실 하나는, 주가가 당기순이익보다 영업이익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같은 1원이라도 앞으로도 계속 벌어들일 1원과 이번 한 번뿐인 1원에 투자자는 다른 값을 매긴다. 공교롭게도 발표 당일은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될 만큼 증시 전체가 무너진 날이었다. 그 혼란을 감안하더라도 매출을 웃도는 사상 최대 순이익이 주가 급락 앞에서 아무런 방패가 되지 못했다는 것은 눈여겨볼 만하다.

시장이 값을 매기는 대상은 애초에 영업외이익 62조원이 아니라 영업이익 60조원 쪽이었다. 그래서 날짜가 중요해진다. 62조원의 상당 부분은 6월 30일 종가로 계산된 숫자다. 키옥시아 주가는 그로부터 한 달 만에 56% 급락했다. 6월 30일이 아니라 7월 31일에 장부를 마감했다면 이익의 많은 부분은 사라졌을 것이다. 실제로 이 투자는 2024년까지 원금을 밑돌아 수년간 평가손실을 안겨줬던 자산이다. 같은 계정이 어느 해엔 손실을, 어느 분기엔 잭팟을 만들어낸다.

법인세도 같은 렌즈로 봐야 한다. 2분기 법인세비용 28조7860억원은 반도체 호황이 세수를 구원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올 만한 규모다. 그러나 이는 회계상 비용이지 실제 납부세액이 아니다. 미실현 평가이익에 대응하는 세금은 이연법인세부채로 잡혀 있을 뿐이고, 키옥시아 주가가 내려가면 그만큼 도로 사라진다.

그렇다면 무엇을 봐야 하는가. 영업이익률 76%,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마진 81%는 그 자체로 경이로운 숫자이고 이 부분은 진짜다. 2분기 말 현금성 자산 88조원, 차입금을 뺀 순현금 69조4000억원도 실재한다. 주요 고객 10여 곳과 5년 안팎의 장기공급계약 협상을 마치고 이행 담보 장치까지 뒀다고 밝힌 사실은, 63조원짜리 평가이익보다 이 회사의 다음 분기를 훨씬 잘 설명한다.

다만 시장이 영업이익에 더 후한 값을 매긴다는 것은, 영업이익과 영업외손익을 가르는 그 선이 회계에서 가장 예민한 경계라는 뜻이기도 하다. 비용 한 항목을 선 아래로 내려보내는 것만으로 핵심이익이 좋아 보이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번 실적에서 그런 조정을 의심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숫자가 커질수록 그 경계선을 확인하는 습관은 필요하다. 경계는 회사가 무엇을 본업으로 삼느냐에 따라서도 움직인다. SK하이닉스가 번 이 이익이 지분 약 20%를 보유한 지주회사 SK스퀘어로 올라가면 지분법이익, 이번에는 '영업이익'으로 표시된다. 투자가 본업인 회사이기 때문이다. SK스퀘어가 매출 3285억원에 영업이익 19조2354억원이라는, 하이닉스보다 한층 기이한 2분기 손익계산서를 내놓은 사연이다.

마침 2027년부터 시행되는 새 회계기준 IFRS18은 이런 투자손익을 영업이익 밖 '투자' 범주에 따로 표시하도록 했다. 기준을 만드는 쪽도 같은 고민을 해 왔다는 뜻이다. 새 기준에서는 국제기준에 정의조차 없어 한국이 자체 규정으로 지켜 온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기준서가 정의한 공식 소계가 되고, 투자·재무 범주에 속하지 않는 손익으로 그 내용이 구체화된다. 비용에 이름을 붙여 선 아래로 내려보내는 식의 재량이 구조적으로 좁아지고, 지주회사의 지분법이익도 원칙적으로 영업이익 밖 투자 범주로 옮겨 간다. 회사가 따로 만들어 쓰는 조정영업이익류의 지표는 산출 내역을 주석으로 공시해야 한다.

지금까지 투자자 각자의 안목에 맡겨져 있던 구분이 제도의 언어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제도가 정비되어도 숫자를 읽는 책임까지 대신해 주지는 않는다. 투자자는 이번 한 번의 94조원이 아니라 반복될 60조원에 가치를 매겨야 하고, 정부는 장부 위의 평가이익이 아니라 곳간에 실제로 들어올 세금 위에서 나라 살림을 설계해야 한다. 6월 30일의 이익은 6월 30일의 것일 뿐이다. 사상 최대라는 수식어에 박수를 보내기 전에 그 숫자가 어디서 왔는지 먼저 묻는 것, 118%의 순이익률이 한국 자본시장에 낸 숙제다.

채수준 교수는…
연세대 경영대학에서 박사학위 취득 후 일본 히토쓰바시 대학에서 방문 연구원으로 활동. 현재 강원대 경영회계학부 교수로 재직 중. 자본시장과 기업지배구조를 연구하고 있으며 공공기관 경영평가 위원 및 공무원, 회계사 시험 등의 출제 및 선정위원으로 다수 참여.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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