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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고정 주담대 다시 미는 정부…은행권 ‘장기 조달’이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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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라 기자

승인 : 2026. 09. 0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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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W 완화·총량관리 우대 검토…차주 유인까지 손봐야
5년보다 비싼 10년 주기형…커버드본드로는 한계
가계부채 총량 관리목표 2배로...가계대출 숨통 트일까
서울 시내 한 은행 창구 모습./연합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10년 이상 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확대를 주문하고 있지만 은행과 차주의 선택을 받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은 장기 고정금리 대출에 맞는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 금리를 낮게 책정하기 쉽지 않고, 차주 입장에서도 당장 금리가 더 낮은 변동금리를 두고 높은 고정금리를 선택할 유인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당국은 장기 고정금리 주담대 취급분의 위험가중치(RW) 부담을 낮추거나 가계대출 총량관리에서 우대하는 등 은행의 공급을 유도할 인센티브를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은행권에서는 자본규제 완화만으로는 장기 고정금리 주담대의 금리 경쟁력을 높이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연내 은행권의 10년 이상 순수 고정금리 주담대 출시를 재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국이 장기 고정금리 확대에 나선 것은 차주들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변동금리로 몰리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신규 취급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은 68.1%까지 상승했다. 변동금리는 금리 하락기에는 차주에게 유리하지만 금리 상승기에는 이자 부담이 커져 연체율 상승 등 가계대출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차주 입장에서는 당장 더 싼 변동금리를 두고 높은 고정금리를 선택할 유인이 크지 않다. 실제 금리에서도 장기 고정금리의 부담이 드러난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신한은행이 유일하게 10년 주기형 주담대를 취급하고 있는데, 전날 기준 금리는 5.08~6.48%로 변동형(4.23~5.64%)보다 하단이 0.85%포인트 높았다. IBK기업은행의 10년 주기형도 5.66% ~ 6.26%로 변동형(4.67% ~ 5.27%)보다 상·하단이 0.9%포인트 높았다. 금리 고정 기간이 길어질수록 차주가 부담해야 하는 금리도 커지는 구조다.

은행 입장에서는 장기 고정금리 주담대의 금리를 낮게 책정하기도 어렵다. 10년, 20년 동안 금리를 고정하면 그 기간의 금리 변동 위험을 은행이 부담해야 하는 반면 예금이나 은행채 등 주요 조달수단을 대출 만기에 맞춰 장기로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 금리 위험을 금리에 반영할수록 장기 고정금리는 높아지고 차주의 선택을 받기 어려워진다.

장기 조달 수단으로는 커버드본드가 거론된다. 커버드본드는 은행이 보유한 우량 주택담보대출 등을 담보로 발행하는 장기 채권이다. 다만 시장 규모와 유동성 등에 한계가 있어 커버드본드만으로 장기 고정금리 주담대에 필요한 조달·헤지 구조를 갖추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장기 고정금리 주담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려면 대출 만기에 맞는 장기 조달수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기 조달 여건보다 은행들이 장기 고정금리 대출을 적극적으로 취급할 유인이 부족한 것이 더 근본적인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 교수는 "변동금리는 차주가 금리 위험을 상당 부분 부담하는 구조"라며 "변동금리 주담대에 페널티를 부여하는 등 고정금리 대출을 취급할 유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당국이 검토하는 RW 완화와 총량관리 우대는 은행의 공급 유인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은행의 자본 부담을 낮추는 것만으로 장기 고정금리의 금리 경쟁력까지 확보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고정금리 주담대의 RW 부담을 낮추거나 가계대출 총량관리 때 일정 부분 차감하는 등 은행 측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며 "동시에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때 고정금리 대출에 대한 우대폭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차주 입장에서도 고정금리를 선택했을 때 대출 한도 측면의 이점이 커지면 관련 상품을 찾는 수요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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